내란수괴 윤석열의 '술'을 둘러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청담동 술자리의 실체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나온 데 이어, 삼청동 안가를 비밀 술집으로 개조하려 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청담동 술자리 '입막음' 정황 포착
경찰이 확보한 통화 녹취록에서 충격적인 내용이 드러났다. 첼리스트는 청담동 술자리 보도 직후인 2022년 11월 2일 오전 10시 51분, 큰오빠와 35분간 나눈 통화에서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첼리스트는 "장소는 전혀 제보가 안 됐고, 이름도 없는 곳"이라며 술자리 장소를 알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윤상현은 안 왔고 이세창만 있었다"며 참석자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세창의 입막음 시도다. 첼리스트는 "이세창이 나에게 입을 다물라고 하고 돈을 받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실토했다. 통화에서 그는 "증거는 없지만 이세창과 주고받은 문자는 있다"며 "술자리를 부인할 수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한 달 후인 2022년 12월 3일, 첼리스트는 권지연 기자와의 대화에서도 내적 갈등을 토로했다. "내가 한 장관을 봤냐 안봤냐, 이게 너무 중요한 나의 증언이 돼야 하는데 증거가 없어요. 하나도 어떤 것도 증거가 없어요"라며 고민했다. 이어 "내가 증거가 있었으면 내가 딱 깠지"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첼리스트는 "그런 게 한 번 되면 모든 게 거짓말로 되는 거죠"라면서도 "너무 억울하고 이런다고 생각을 하다가도 내가 무서운 불안을 갖고 사는 것보다는 오히려 이게 낫지 않을까"라고 토로했다. 또한 "오빠가 얘기 듣고 바로 거기 갔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 했는데, 이는 해당 장소가 외관상으로는 술집으로 보이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경찰은 이러한 진술이 있었음에도 첼리스트의 금융 내역 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수사를 종결했다. 이는 사실상 수사 기관의 은폐 시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세창은 "첼리스트가 거짓말하고 또 다른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는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졌지 않냐"며 "상식적으로 봐라. 돈을 줬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왜 하느냐"고 반박했다. 또한 강진구 기자에게는 "차라리 실수했다고 사과하면 끝날 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선 때부터 이어진 '주폭' 행태
윤석열의 음주 문제는 대선 시절부터 드러났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최근 KBC와의 인터뷰에서 "지방 일정이 몇 번 있었는데, 지방 일정을 통째로 펑크 낸 적도 있었다"며 "수천 명, 거의 만 명 가까이 모였는데도 술 때문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구체적인 제보도 이어졌다. 대구 유세 당시 윤석열은 호텔에서 경호팀을 자신의 숙소와 멀리 떨어진 곳에 배치한 뒤, 유세를 마친 밤 10~11시경 호텔을 빠져나가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에서는 청년들과의 약속에 한 시간이나 지각해 구설수에 올랐던 적도 있었다.
대통령 취임 후에도 이런 행태는 계속됐다. 지난 2022년 7월 16일, 청담동 술자리 3일 전, 충남 보령 머드축제 참석 후에는 대통령 전용 헬기 일정이 있었음에도 술자리를 이어갔다. 당시 참석자는 "인간이 정말 술을 저렇게 먹을 수 있는지 끔찍한 광경이었다"며 "처음 윤석열의 술 먹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 끔찍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술자리에 참석했던 장동혁 의원은 "헬기 시간에 맞춰 자리를 떴다"고 해명했지만, 다른 참석자들은 "헬기를 돌려보내고 계속 술을 마셨다"고 전했다.
비밀 술집의 4가지 모델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정권 초기에 윤석열 측이 삼청동 안가를 바 형태로 개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이 개조 요청에는 네 가지 모델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는 30~40명이 모여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이미키 카페'다.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이 비밀스러운 공간에는 이세창이 여러 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모델은 '조남욱의 아방궁'으로 불린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6층 연회장이다. 검찰이 쥴리 재판 과정에서 제출한 설계 도면을 보면, 이곳에는 별도의 부엌과 집무실, 미팅룸이 있었다. 증인 안해욱 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곳에는 바텐더가 칵테일을 만들어주는 공간도 있었다고 한다. 조남욱은 이곳에서 수많은 검사들과 연회를 열었다. 특히 안해욱 씨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쥴리' 를 만났다고 증언했다.
세 번째 모델은 박성민 전 울산 중구청장이 운영했던 '소리마루'다. 문화센터를 개조한 이곳은 주민을 위한 음악감상실이라는 명목이었지만, 실제로는 비밀 술자리 공간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문인식기 기록을 보면 주로 저녁 시간대와 주말에 이용됐다. 박성민은 윤석열의 술친구이자 '찐핵관'으로, 윤석열의 부친상 때 사흘째 지키고 장지까지 동행했던 인물이다.
김건희 감시 피하려다 '인사 파동'까지
마지막 배경에는 김건희 씨의 엄격한 음주 통제가 있었다. 지난 2022년 5월 취임 기념 만찬에서 김건희 씨가 윤석열의 술잔을 매섭게 응시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당시 그 모습은 마치 '레이저를 쏜다'는 비유까지 등장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윤석열은 아크로비스타에서도 김건희 씨와 다른 층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청담동 술자리 보도 이후 외부 술자리가 어려워지고, 한남동 관저에서는 김건희 씨의 감시를 받게 되자 안가 개조를 추진했다는 분석이다.
김건희 씨의 통제는 핵심 측근 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조상준 전 국정원 기조실장은 조국 사태 때부터 윤석열과 같은 전선에 섰던 최측근 검사 출신이었다. 그는 한동훈과 함께 윤석열의 양대 오른팔로 불릴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청담동 술자리 보도(2022년 10월 24일)가 나간 지 불과 이틀 만인 10월 26일, 조상준은 전격 사퇴했다. 표면적으로는 김규현 국정원장과의 갈등 때문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윤석열과의 잦은 술자리가 문제가 됐다는 제보가 나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표 제출 과정이다. 조상준은 국정원장이 아닌 대통령실에 직접 사표를 제출했다. 제보에 따르면 김건희 씨가 사표를 요구했고, 조상준은 자신을 발탁한 윤석열의 판단을 기다리며 대통령실에 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건희 씨가 이미 결정한 인사를 윤석열이 번복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01경비단까지 동원된 '술배달'
삼청동 안가 개조가 무산된 후에도 윤석열의 음주는 계속됐다. 대통령실에서는 101경비단이 스티로폼 박스에 술과 안주를 담아 윤석열의 집무실로 배달했다는 제보가 나왔다. 특히 101경비단장은 윤석열과 같은 충암고 출신이었다. 제보자는 "101경비단이 이 심부름 때문에 죽을 맛이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청담동 술자리에는 윤석열과 한동훈 외에도 현직 장관 1명이 더 참석했다는 제보가 있었다. 이 술자리는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는 데 공을 세운 서울법대 출신들의 모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첼리스트 입막음 시도, 안가 개조 계획, 국정원 2인자의 갑작스러운 경질 등 일련의 사건들은 '술'을 매개로 한 권력형 비리의 실체를 보여줬다.
특히 수사기관의 부실 수사와 은폐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이 사건은 단순한 음주 문제가 아님이 드러났다. 12월 3일 내란 사태 역시 윤석열의 알코올 의존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이 나온다. 즉흥적이고 비정상적인 판단으로 국가 안보까지 위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