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장시호, 아들 생일날 특검 1112호실 출정 기록 확인

"검사실서 파티 해줬다" 청문회 증언 신빙성 커져, 구치소"3년 지나 삭제됐다"면서 법원에는 6년 지난 기록도 제출

2024-08-21 13:11:25

법사위, 서울구치소서 법무부 미제출 기록 찾아내

"검사실서 파티 해줬다" 청문회 증언 신빙성 커져

수사검사 김영철과 "물고 빨고" 관계도 규명돼야

"장시호 구속날 입감기록도 불명확…위증교사 개연성"

구치소 "3년 지나 삭제됐다"는데 6년 지난 기록도 제출

법무부·구치소 거짓해명 가능성…야당 "법적 조치할 것"


▲19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회의실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구치소 현장검증 회의에서 장시호씨에 대한 출정기록을 질의하고 있다. 2024.8.19. [국회사진기자단]
▲19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회의실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구치소 현장검증 회의에서 장시호씨에 대한 출정기록을 질의하고 있다. 2024.8.19. [국회사진기자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요구한 장시호 씨 출정기록을 법무부가 제공하지 않아 지난 19일 법사위 위원들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아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현장조사 결과, 장 씨 아들의 생일날 장 씨가 특검 1112호 사무실로 출정한 기록이 드러났다. 14일 법사위에서 열린 '김영철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증인 정다은 씨가 증언한 장 씨 아들의 생일파티를 검사실에서 해줬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기록이 나온 것으로, 장시호 녹취파일과 관련한 여러 의혹 또한 진실일 가능성을 높인다.


장시호, 아들 생일날 특검 1112호 출정


21일 시민언론 뉴탐사가 법사위 관계자들을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장 씨는 지난 2018년 2월 11일 자신의 아들 생일날에 특검 1112호에 출정했다. 이는 검사실에서 장 씨의 아들 생일파티가 열렸다는 정 씨의 증언 신빙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지난 19일 민주당·조국혁신당 법사위원들이 공동으로 연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다은 증인이 '생일파티 사진을 보았다'라는 증언에 신빙성을 더하는 기록"이라며 "특검 1112호가 누구의 사무실인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위원 일동이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장시호 씨 출정기록 확인 관련 서울구치소 방문 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 서영교 의원, 장경태 의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더불어 민주당 김용민 의원, 전현희 의원, 이건태 의원. 2024.8.19. 김용민 의원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위원 일동이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장시호 씨 출정기록 확인 관련 서울구치소 방문 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 서영교 의원, 장경태 의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더불어 민주당 김용민 의원, 전현희 의원, 이건태 의원. 2024.8.19. 김용민 의원실


장시호와 김영철 부적절한 관계도 진실로?


김영철 검사 탄핵 청문회의 증인인 정 씨의 말에 신빙성을 더하는 기록이 나온 만큼 장 씨와 당시 수사검사였던 김영철 검사가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다는 의혹에 대한 규명 목소리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뉴탐사가 입수한 장시호 녹취파일에 따르면 2020년 8월 18일 장 씨는 지인과 통화에서 "김스타(김영철 검사)를 만나려고 그러는데 어디서 만나지?"라고 말하며 김 검사와 어디서 만날지 지인과 상의하고, 증인 정 씨를 통해 숙박시설을 예약했다. 녹취파일에 등장하는 장 씨의 지인은 2020년 8월 19일 정 씨가 예약한 숙박업소에 장 씨와 같이 있다가 김 검사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숙박업소에서 나오다가 김 검사를 직접 목격한 인물이다.


장 씨의 지인이 김 검사를 목격한 몇시간 뒤인 2020년 8월 20일 새벽, 지인과 장씨가 다시 통화했다. 장 씨의 지인은 통화에서 장 씨에게 "아니 어쩐지 헐레벌떡 오시는 거 같더라니"라고 말하면서 김 검사를 직접 본 목격담을 말하고, 장 씨는 김 검사의 인상착의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뒤, "물고 빨고 난리가 났는데"라고 답하면서 김 검사와 부적절한 밀회가 있었다는 것을 짐작케하는 발언을 했다.

▲시민언론 뉴탐사가 보도한 '장시호 녹취파일' 관련 영상 중 갈무리
▲시민언론 뉴탐사가 보도한 '장시호 녹취파일' 관련 영상 중 갈무리



또 장 씨는 2020년 12월 12일 지인과의 통화에서도 "그때 OO(증인 정다은)이가 나 복층짜리 집 (예약)해줬던 거 있잖아. 김스타(김영철 검사)랑"이라며, 김 검사와 공유숙박시설에서 만난 사실을 다시 한번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당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숙박업소 이용이 제한되던 기간이었다.


증인 정 씨는 김영철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장 씨를 위해 예약했던 숙박시설 당시 예약한 기록을 받아 제출하고, 숙박시설 예약 금액을 장 씨에게 송금 받은 계좌이체 내역까지 법사위에 추가로 제출키로 했다. 당시 증언과 기록 등을 대조하면 장 씨와 김 검사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의혹이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언론 뉴탐사가 보도한 '장시호 녹취파일' 관련 영상 중 갈무리
시민언론 뉴탐사가 보도한 '장시호 녹취파일' 관련 영상 중 갈무리



"장시호 구치소 수감 불명확, 위증교사 개연성"


이와 함께 이번 현장검증 과정에서는 장 씨의 구치소 입감 기록이 명확하지 않은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면서 검찰의 위증교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건태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2017년 12월 6일 (장시호 법정구속 당일) 재판은 14시에서 14시 40분까지였고, 서울구치소 기록에는 16시 05분경 법정 구속이라고 기재돼 있다"며 "법정 구속이라는 기재 내용의 정확한 의미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당일의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구치소 측에 여러 자료를 요구했으나 (장시호의) 정확한 입감 시간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구치소 기록인 16시 05분이 "수감 시간을 말한다 하더라도 법정구속과 수감시간 사이에 약 1시간 간격이 있다"면서 "이 시간 동안 김 검사가 장 씨를 불러서 위로하고, 위증을 교사했을 개연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씨의 입출입 기록이 명확하지 않은만큼 뒤늦게 검찰 호송차량을 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보존기한이 지나 기록이 삭제됐다?


아울러 이 의원은 구치소 기록관리를 문제를 지적하며 "출정기록이라고 보여준 자료에는 검사 또는 법원에서 출정을 요청한 시간만 나와 있을 뿐, 언제 출정을 나가고 구치소로 다시 돌아왔는지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에 구치소 측은 보존기한 3년이 지나서 기록이 없다고 했으나, 신뢰성이 매우 떨어지는 해명이다.


20일 미디어워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구치소는 2017년 당시 장 씨가 출정 나간 시각과 구치소에 돌아온 시각을 구치소 정문 출입 기록을 통해 정확하게 확인해 법원에 두 차례나 제출한 바 있다. 기록 보존기한이 6년이나 지난 자료를 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6년이 지난 자료는 제출하면서 3년 지난 기록은 없다는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뉴탐사 보도와 국회 법사위 청문회 과정을 통해서 검사와 장 씨의 뒷거래 의혹이 국민적 관심 사안이 되자, 법무부에서 기록보존기한이 지난 자료들을 긴급하게 삭제했거나, 자료가 있음에도 공개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3. 2. 3. 서울구치소 사실조회 회신서. 출처 미디어워치
▲2023. 2. 3. 서울구치소 사실조회 회신서. 출처 미디어워치


법사위 "국회 조사 방해에 강력대응"


야당은 이같은 비협조적인 법무부의 행태를 '국회조사 방해'로 규정하고, 법적인 조치를 예고했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들은 "야당 법사위원들이 김문태 서울구치소장에게 여러 차례 법사위에서 의결한 요청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김 소장은 열람만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군사·외교·대북 관계의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 장관이 소명할 때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국회증언감정법을 근거로 "이렇게 현장검증까지 이어지게 한 법무부의 위법적인 행태에 대해서 강하게 경고한다"면서 "법적인 조치가 뒤따를 것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법사위 현장검증 결과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추가 검증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기본적으로 수용자를 검사실에 부르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아서 검사가 수용자를 회유 진술하게 하고 위증교사하는 문제를 사라지게 해야한다"면서 김영철 검사 탄핵 사안과 관련해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국정감사 등을 통해 진실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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