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윤석열 귀가시각 22시45분 확인'...청담동 술자리 의혹 새 국면
김건희 팬카페 대표 활동일지서 드러나...방첩사는 선관위 서버 탈취 기도, 정보사는 북한 공작원 위장 시도
정보사의 '이중 작전'?... 방첩사 선관위 서버 탈취하면 북한 소행으로 위장 의혹
정보사령부가 군 특수요원을 판교에 배치하고 선관위 서버를 겨냥했던 실제 의도가 윤석열 비상계엄 당시 '부정선거' 증거 조작을 위한 것이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뉴탐사 분석 결과, 정보사령부는 방첩사가 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면 이를 탈취해 북한 공작원의 소행으로 위장하려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정보사가 20여명의 HID(북파공작원)을 판교에 대기시키고, 10여명의 정보사 요원을 미리 선관위에 투입해 서버 위치를 파악하게 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북파공작원들에게 3박4일치 식량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점은 단순 서버 확보가 아닌 다른 작전을 계획했음을 시사한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선관위 폭파 우려' 때문에 요원을 보냈다고 진술했지만, 이미 방첩사와 경찰, 특전사가 투입된 상황에서 정보사까지 투입할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방첩사가 확보한 서버를 HID 요원들이 탈취한 다음 북한의 해킹 증거 인멸 시도로 조작해 비상계엄의 명분을 강화하려 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시기 택한 건진 체포...검찰의 속내는 '김건희 구속'
검찰이 '무당' 건진을 전격 체포한 배경에 주목할 만한 정황들이 포착됐다. 우선 체포를 주도한 곳이 윤석열 라인이 포진한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서울남부지검이라는 점이다. 이는 김건희 특검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검찰이 수사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심우정 검찰총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건희씨의 오빠인 김진우씨와 휘문고 동창이라는 인연이 있음에도, 조직의 이익을 위해 김건희씨 수사에 칼을 빼든 것이라는 해석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불기소 결정으로 검찰 내부가 친윤과 반윤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심총장은 김건희씨 구속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지키려 한다는 관측이다.
체포 시기도 의미심장하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를 31일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검찰은 이보다 앞서 김건희씨를 구속해 수사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건진의 휴대전화에서 김건희씨의 국정농단 관련 증거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건진은 윤석열 정부 출범 과정과 이후 인사, 세금 등에 깊이 관여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선라이즈 밀수와 연루된 특정 상선을 이용해 김건희씨가 평택항을 통한 밀항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제보도 들어오고 있어, 검찰의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검찰이 건진을 체포하고 하루 만에 영장을 청구한 점도 이례적이다. 통상 48시간의 긴급체포 시한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과 달리, 이번엔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김건희씨 수사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날 어디있었나 밝혀라"...12.3 내란 이후 급변한 한동훈 민사재판
청담동 술자리 관련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10억원 손해배상 소송에서 재판부가 한 전 장관 측에 이례적인 강도 높은 압박을 가했다. 재판부는 "당시 어디에 있었는지 쉽게 밝힐 수 있는데 안 밝히면서 사건을 키운 면이 있다"며 입증 책임을 강조했다. 특히 "증인의 증언은 불완전할 수 있다"며 첼리스트의 증언만으로는 허위보도를 입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동안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한동훈 측의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실어주던 재판부의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입증해야 할 책임을 명확히 회피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2.3 내란 사건과 윤석열-한동훈 체제의 몰락 이후 재판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그동안 공세적이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한동훈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에서 거의 발언을 하지 않았고, 재판부의 입증책임 회피 지적에도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특히 방청석에는 언론사 기자들이 한 명도 취재를 나오지 않아 한동훈에 대한 관심도가 급락했음을 실감케 했다.
재판부는 오는 3월 12일까지 한동훈 측이 당시 자신의 알리바이를 입증하거나, 형사재판을 통해 청담동 술자리가 없었다는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재판부의 이 같은 태도 변화로 볼 때 한동훈의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관련 형사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귀가시각 22시 45분 확인...청담동 술자리 시간대와 정황 일치
2022년 7월 19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귀가 시각이 22시 45분이었다는 새로운 증거가 확보됐다. 이는 당시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집회를 열었던 김건희 팬카페 대표 장철호씨가 작성한 활동일지에서 확인됐다.
이날 윤석열의 공식 일정은 오후 4시 52분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와의 대화' 이후 공백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저녁 8시 12분 옐런 재무장관 접견 관련 내용을 출입기자단 방에 공지했고, 밤 10시 44분에는 KF-21 초도 비행 성공 관련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주목할 점은 KF-21 관련 축하 메시지 발표 시점이다. KBS 9시 뉴스에서 관련 보도가 나간 지 한 시간 반이나 지난 뒤 메시지가 발표된 것이다. 이는 당시 대통령이 공식 업무를 수행하는 상태가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뉴탐사가 7월 한 달간 대통령실의 출입기자단 공지 시각을 분석한 결과, 밤 11시 가까이 공지가 나가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었다. 해외 순방이나 긴급 상황이 아닌 한 이 시각대 공지는 거의 없었다.
이러한 시간대는 경찰이 파악한 청담동 술자리 시간대와도 정확히 일치한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술자리는 오후 8시경 시작돼 11시경 끝났다. 윤석열이 술자리에서 일행들보다 조금 일찍 자리를 떴다면, 10시 45분경 귀가는 시간상 충분히 가능하다.
이같은 시간대 분석은 당시(2022년 11월) 김대기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에서 했던 발언과도 배치된다. 김 실장은 당시 "사무실에 계신 걸로 안다"며 확신 없는 답변으로 일관했는데, 이제는 이마저도 거짓 진술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이세창-정종승 "서로 엇갈린 거짓말"...부실 수사도 도마 위
경찰 수사기록 분석 결과, 이세창씨와 정종승씨의 진술이 핵심 부분에서 크게 엇갈려 신뢰성이 무너졌다. 우선 술자리 주선 경위에서 이세창은 "정종승이 저녁에 전화해 만나자고 했다"고 진술한 반면, 정종승은 "이세창이 먼저 연락했고, 사업하는 사람이라 거절할 수 없어 나갔다"며 정반대로 증언했다.
통화기록은 정종승의 진술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이세창은 당일 오후 12시 53분부터 여러 차례 정종승에게 연락했고, 이는 '우연한 저녁 약속'이라는 이세창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준다.
첼리스트 섭외 경위도 진술이 엇갈렸다. 이세창은 "정종승이 데려온 것 같다"고 진술했으나, 정종승은 "내가 부르지 않았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동석자 신원에 대해서도 이세창은 "정종승이 데려왔다"고 하고, 정종승은 "이세창이 데려왔다"며 상반된 진술을 했다.
탄핵 표결을 앞두고 진행된 통화에서 이세창은 "그분들(윤석열, 한동훈)은 없었다"며 부인에 급급했고, 수사기록 관련 질문을 받자 전화를 바로 끊어버리는 등 해명을 회피했다. 이는 청담동 술자리가 실제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의 부실 수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은 CCTV 영상 확보를 위한 기본적인 포렌식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보관 기간이 2주"라며 수사를 종결했다. 주목할 점은 경찰이 천공의 대통령실 이전 당시 육군참모총장 공관 방문 의혹과 관련해서는 1년이 지난 CCTV 영상까지 찾아낸 바 있다. 이런 전례에도 불구하고 청담동 술자리 CCTV는 '2주 보관 기간 경과'를 이유로 확보를 포기한 것은 의도적으로 사건을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이세창의 청담동 술집 관련 진술에서도 맹점이 드러났다. 이세창은 "정종승 회장이 '보라빛 엽서'를 부를 때 남성 오르간 연주자와 첼로 반주를 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으나, 해당 업소 사장은 "당시 피아노가 고장난 상태였다"며 "여성 첼리스트를 본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업소 사장의 이 같은 진술은 이세창이 허위로 진술하고 있다는 의심을 더욱 강화시켰다.
"정권 진보에 넘겨야"...탄핵 표결 전날 이세창의 체념 섞인 육성
청담동 술자리 관련자들의 엇갈린 진술과 부실한 수사는 은폐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이었던 이세창의 최근 발언이 주목된다. 12.3 내란 이후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12월 13일, 이세창은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에서 군인들의 반란에 대해 "군복을 수의로 알고"라며 비판하면서도, "정치는 보수도 하고 진보도 하지만, 우리 국민의힘은 정권을 진보의 손에 넘기게 됐다"며 정권 교체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특히 "김부겸이나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느냐"며 차기 정권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면서도 "이재명은 안 된다"고 선을 그은 점이 눈에 띈다. 주목할 점은 이 대화가 이뤄진 시점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탄핵 부결을 목표로 필사적인 표결 집계에 나서고 있었다. 윤석열의 정치적 생명이 걸린 순간이었지만, 핵심 인사인 이세창은 이미 정권 교체를 전제로 차기 정권의 성향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당시 국민의힘 내부에서 느끼고 있던 위기감과 동요를 여실히 보여준다.
12.3 내란 실패로 드러나는 진실들...뉴탐사 압박하던 그림자 걷혀
이 같은 상황에서 청담동 술자리 의혹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2.3 내란 실패 이후 여당이 동요하고 사법부의 태도가 급변하는 가운데, 한동훈의 민사재판에서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입증을 요구했다. 윤석열의 귀가 시각이 22시 45분이었다는 새로운 증거도 확보됐고, 검찰이 '무당' 건진을 전격 체포하면서 김건희 수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한동훈 측에 우호적이던 재판부가 태도를 바꾸고, 늘 방청석을 가득 메우던 언론사 기자들이 자취를 감춘 것은 12.3 내란 이후 권력 지형이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2년 넘게 뉴탐사를 압박해온 권력의 그림자가 걷히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12.3 내란의 실체적 진실이 하나둘 드러나는 가운데, 당시 윤석열 정권의 핵심 인사들조차 정권 상실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