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김건희 특검법 통과와 공천 개입 의혹... '건핵관' 실체 수면 위로

명태균 녹취록 파문 확산, 윤핵관-건핵관 갈등 양상 두드러져

2024-09-20 00:06:14

국회는 19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김건희 특검법)을 재석의원 167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찬성 불참 의원 명단 보기) 이 법안에 따르면, 특별검사는 도이치모터스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인사 개입 의혹, 채해병 사망 사건 및 세관마약 사건 구명 로비 의혹, 22대 총선 개입 의혹 등을 수사하게 된다.


특별검사는 더불어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추천한 후보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하며,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90일로, 30일 연장이 가능하다. 특별검사 조직은 특별검사 1명, 특별검사보 4명, 파견 검사 30명 이내, 파견 공무원 60명 이내로 구성된다. 수사가 종료되면 특별검사는 10일 이내에 대통령과 국회에 서면으로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한편, 김건희 씨를 둘러싼 의혹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윤석열 정권이 휘청거리고 있다. 특검법 통과와 같은 날, 뉴스토마토는 김건희 씨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녹취를 공개해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건핵관' vs '윤핵관' 갈등 양상 드러나


뉴스토마토가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명태균이라는 인물이 2022년 5월 창원 보궐선거 후보 공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태균은 "대통령과 여사에게 전화했다. 내일 김영선 발표한다"고 측근들에게 말했고, 실제로 다음날 김영선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이 일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는 것이다. 녹취에서 명태균은 "Y가 대통령 이름 팔아 가지고 K가 그 공관위 압박을 넣어 가지고"라고 언급했는데, 여기서 Y는 윤한홍, K는 권성동으로 추정된다. 이는 김영선 공천을 둘러싸고 '윤핵관'과 '건핵관' 사이에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윤상현의 역할과 새로운 의혹들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명태균은 윤상현도 김영선 공천을 컨펌한 것처럼 말했는데, 이는 윤상현이 '건핵관' 그룹에 속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더욱이 2022년 6월 9일, 윤상현을 당 대표로 만들기 위한 모임이 있었다는 정보도 알려진 바 있다. 이는 청담동 술자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첼리스트가 당시 남자친구에게 전화해 언급한 내용이다. 이 정보는 당시 윤상현이 '건핵관' 그룹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김건희-한동훈 갈등 조짐과 명태균 녹취 관련 인물들의 엇갈린 반응


2024년 2월, 김영선이 공천에서 컷오프된 사실은 김건희 씨와 한동훈 사이의 새로운 갈등 가능성을 시사한다. 김건희 씨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결정에도 불구하고, 실제 공천받은 김종양 의원은 친 한동훈계로 알려져 있다. 이는 윤석열 정권 내부의 권력 구도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


JTBC의 취재 결과, 이번 사태와 관련된 주요 인물들의 반응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여준다. 윤상현 의원은 "어떠한 외압도 없었다"며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고, 김영선 전 의원은 며칠째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김종양 의원의 반응이다. 그는 당시 상황 자체를 잘 모른다고 답했는데, 이는 그가 '건핵관'이 아닌 한동훈계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만약 김종양 의원이 김건희 측 인사였다면 당시 상황을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응들은 '윤핵관'과 '건핵관', 그리고 한동훈계 사이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명태균의 반박과 이준석의 해명


명태균은 뉴스토마토 녹취 공개 당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뉴스토마토를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민형사 고소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본인이 한 발언을 스스로 부인하는 형국으로, 청담동 술자리 사건의 첼리스트가 보인 행태와 유사하다. 이러한 행동은 의혹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한편,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김영선, 명태균 등과 경남 하동 칠불사에서 만난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으나, 개혁신당이 김영선에게 비례 1번을 제안한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는 당시 '건핵관' 그룹이 다양한 정치적 접촉을 시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건희 씨의 공천 개입 의혹 확산


김건희 씨가 공천권을 쥐고 있다는 소문은 명태균 녹취 당시 이미 파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풍문이 아닌 실제 영향력 행사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욱이 윤석열과 혼인 전 김건희의 연인이자 뒷배로 알려진 양재택 전 검사 역시 대선 직전 자신이 선거를 돕고 있다며 공천 얘기를 언급한 바 있다. 이는 김건희 씨를 중심으로 한 비선 실세들의 영향력이 상당 기간 지속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청담동 술자리 사건 수사 의혹


한편, 청담동 술자리 사건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 행태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관련자들을 기소했다고 언론에 공표했으나,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당사자들에게 기소 통지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검찰이 급작스럽게 기소를 강행한 후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강진구 기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들을 보면, 윤석열 정권 내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권력 구조가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더 많은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건희 씨를 중심으로 한 비선 실세들의 실체가 점점 드러나면서, 윤석열 정권의 위기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뉴탐사는 앞으로도 이러한 그림자 권력의 실체를 밝히고,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치 스캔들을 넘어, 한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의 전개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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