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쥴리 재판 5차 증인신문, 검찰측 증인들 "조남욱 회장 나이트클럽 직접 관리"

6층 회장실·엘리베이터 존재 확인돼... 300여명 여성 접대부 실체에도 언론은 침묵

2024-09-11 00:19:06

9월 10일 열린 쥴리 공판 5차 증인신문에서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났다. 검찰 측 증인들의 증언이 오히려 쥴리의 존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상황이 펼쳐졌음에도, 주요 언론은 이를 외면한 채 검찰에 유리한 내용만을 선별 보도하는 편파성을 드러냈다. 이는 언론과 검찰이 한 몸이 되어 쥴리 재판의 실체를 감추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검찰 입맛대로 쓰인 기사들, 검언유착의 현실 실감


이날 공판장은 이례적으로 많은 기자들로 북적였다. 평소 1-2명에 불과하던 풀기자 자리가 7-8명으로 채워진 것이다. 이는 검찰이 언론사 기자들에게 "오늘 들어가서 들어보면 기사 쓸 만한 게 나올 것"이라고 사전에 신호를 보냈기 때문으로 보였다.


그러나 실제 공판 진행 과정에서 검찰 측 증인들은 변호인들의 예리한 반대신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쥴리의 존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언들이 연이어 나왔다. 하지만 언론은 이를 철저히 외면한 채 검찰의 의도대로 기사를 작성했다. 이는 공판 중심주의를 무시하고 검찰의 수사 결과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다.


르네상스 호텔의 숨겨진 비밀, 6층 회장실과 엘리베이터


이날 공판의 핵심 쟁점은 르네상스 호텔 6층 회장실과 지하 나이트클럽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의 존재 여부였다. 검찰은 이를 극력 부인하려 했으나,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오히려 그 존재가 명확히 확인됐다.


남우관광 대표였던 배찬 증인은 "6층에 회장실이 있었다"고 명확히 증언했다. 또한 변호인의 질문에 호텔에 총 8대의 엘리베이터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메인 엘리베이터 5대, 직원용 3대가 맞냐"고 물었을 때 배찬 증인은 이를 부인하지 않고 인정했다. 이는 안해욱의 주장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지하 나이트클럽에서 6층 회장실로의 이동 가능성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배찬 증인이 6층 회장실에 직접 갔었다고 증언하며, 그 규모와 내부 구조까지 상세히 설명한 점이다. 이는 조선일보가 보도한 "6층 전체가 공조실이고 회장실은 짜투리 공간을 사용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제목에서 6층에 회장실이 없었던 것처럼 왜곡 보도했으나, 이번 공판에서 복수의 증인이 조남욱 6층 집무실의 존재를 명확히 증언했다.


볼케이노 나이트클럽, 300여 명의 여성이 일한 대규모 유흥업소


볼케이노 나이트클럽 대표였던 조하영 증인의 증언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는 마담이 20명, 여성 종업원이 100명에 달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룸도 20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나이트클럽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쥴리가 그곳에서 일했을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다.


특히 조하영 증인은 "조남욱 회장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나이트클럽에 왔다"고 증언해 충격을 더했다. 이는 조남욱 회장과 나이트클럽, 그리고 쥴리의 연결 고리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결정적 증언이다.


조하영 증인은 또한 "마담 한 사람한테 월급이 보통 숫자로 나가는데, 한 달 평균으로 해서 300명, 그 숫자가 있기 때문에 파악이 다 됩니다"라고 말해 나이트클럽의 실제 규모가 처음 언급한 것보다 훨씬 더 컸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변호인의 예리한 전략, 증인의 입을 열다


이날 공판에서 조하영 증인이 나이트클럽의 실상을 상세히 털어놓게 된 배경에는 피고 측 변호인인 이예모 변호사의 탁월한 전략이 있었다. 이 변호사는 조하영 증인의 학교 후배인 '조용필'(닉네임)의 실명을 언급하며, 이미 내부 정보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질문을 던졌다. 이러한 전략에 직면한 조하영 증인은 거짓말할 여지를 잃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조하영 증인은 나이트클럽과 관련된 조폭, 윤락여성, 탈세, 심지어 마약 연루 의혹까지 숨기고 싶었던 모든 정보를 털어놓았다. 뿐만 아니라 룸의 개수, 조남욱 회장의 잦은 방문 등 쥴리 의혹과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들까지 모두 공개했다. 이는 쥴리 의혹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예모 변호사의 이러한 전략은 단순히 증인의 진술을 듣는 것을 넘어, 숨겨진 진실을 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는 법정에서의 치열한 공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순간이었다.


이예모 변호사의 예리한 전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6층 연회장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세 장의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배찬 증인을 압박했다. 첫 번째 사진에서 큰 연회장을 보여주며 질문하자 배찬 증인은 "23층의 좁은 공간"이라며 회피했다. 두 번째 사진을 보고는 "웨딩홀 바깥"이라고 주장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 이예모 변호사가 제시한 조남욱 등장 사진 3장 중 오른쪽 세번째 사진은 6층 연회장으로 추정되는 사진이다.
▲ 이예모 변호사가 제시한 조남욱 등장 사진 3장 중 오른쪽 세번째 사진은 6층 연회장으로 추정되는 사진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세 번째 사진에서 더욱 명확히 6층 연회장으로 보이는 공간이 드러나자 배찬 증인은 완전히 무너져 "제가 안 가봤으니까 모르겠어요"라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조남욱 회장, 나이트클럽 직접 관리한 실소유주


배찬 증인은 "오너 측에서 직접 (나이트클럽을) 계약해서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조남욱 회장의 직접 관여를 인정했다. 더 나아가 그는 "조남욱 회장과 그의 아들들이 나이트클럽을 직접 관리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조남욱 회장과 쥴리의 연결 고리를 결정적으로 강화하는 증언이다.


또한 배찬 증인은 자신을 "바지 사장"이라고 표현하며, 실질적인 권한은 모두 조남욱 회장에게 있었다고 밝혔다. 이예모 변호사가 "밑에 경리 부장이나 재정 부장이나 인사 부장이나 이런 사람들이 보고를 제대로 안 했냐"는 질문에 대해 배찬 증인은 "형식적인 보고만 하고 저보다 먼저 회장님이나 부회장님이 아시고, 아 그래서 이건 아니구나, 밑에 있는 직원들이 그쪽과 다 연결되어 있구나, 그래서 이건 아니다"라고 상세히 설명했다. 이는 조남욱 회장이 나이트클럽 운영에 깊이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다.


조남욱 전 회장의 의문스러운 불출석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조남욱 전 회장의 불출석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됐다. 조남욱 회장은 90세가 넘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건강상의 이유 보다 "이 사안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러한 태도는 재판부에 상당히 불리한 심증을 줄 수 있는 행동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증인이 자신과 무관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법정에 출석해 그 사실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쥴리 의혹과 관련이 없다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법정에 직접 출석해 증언하는 것이 더욱 당당하고 설득력 있는 행동일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강한 의문을 제기했고, 검찰 측 역시 여전히 증인 신청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조남욱 회장이 이 사건과 관련해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을 더욱 강하게 시사한다.


조남욱 회장의 이러한 불출석은 오히려 그가 쥴리 의혹과 관련해 숨기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조남욱 회장의 증언 여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언론의 선택적 보도, 감춰지는 핵심 증언들


그러나 주요 언론은 이 같은 핵심 증언들을 모두 외면한 채 "쥴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증인들의 발언만을 부각시켰다. 이는 공정한 보도의 원칙을 저버린 것으로, 언론의 책임을 저버린 행태다.


특히 파이낸셜뉴스는 "가짜 뉴스로 굳어진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쥴리 의혹을 일축하려 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언론이 검찰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쥴리 재판의 의미와 향후 전망


이번 공판을 통해 쥴리 의혹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볼 수 있다. 6층 회장실의 존재, 대규모 유흥업소의 실체, 조남욱 회장의 직접 관여 등이 확인되면서 '쎈언니' 김태희 씨의 증언이 사실에 가깝다는 것이 드러났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제시된 도면을 통해 6층에 조남욱 회장의 집무실이 있었다는 사실과 지하 1층 볼케이노에서 6층 집무실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의 존재가 명확히 확인되었다. 이는 안해욱 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다.


쥴리 재판은 단순한 의혹 규명을 넘어 권력과 언론의 유착, 사법 정의의 왜곡이라는 더 큰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계속되는 한, 이 재판의 공정성은 담보될 수 없을 것이다.


정천수의 재판 지연 시도, 그 속내는?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피고인 정천수 씨의 재판 지연 요청이 주목을 받았다. 정천수 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황장애로 한 번 쓰러졌다"며 다음 재판 기일을 넓게 잡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면서 다음 공판 기일을 11월 19일로 정했다. 재판부가 두달 뒤에 공판 기일을 잡으려 했으나 정천수 씨측의 요청으로 1주일 더 뒤로 미뤘다. 그러나 이러한 정천수 씨의 행동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피고인이 자신의 무죄를 확신한다면 재판을 신속히 마무리 짓고자 할 것이다. 특히 정천수 씨는 현재 출국 금지 상태에 있어, 빠른 재판 진행이 자신에게 유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모습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확신이 없거나, 다른 의도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음 재판인 11월 19일에는 나이트클럽 직원이었던 임상국 씨, 월간조선 기자 조성호 씨, 그리고 조남욱 전 회장도 다시 증인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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