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탐사
국회의장 선출에서 당심 배신한 민주당 당선자들 법사위원장은 누굴 선택할까
국회의장 선거 결과와 당내 갈등
22대 국회의장 선거에서 우원식 후보가 89표를 얻어 추미애 후보(80표)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나온 것으로, 언론과 정치권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당원들 사이에서는 추미애 후보에 대한 지지가 월등히 높았던 것으로 보이나, 정작 투표권을 행사한 당선자들의 선택은 이와 달랐던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와 우원식 당선자는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당선자들의 판단이 곧 당심"이라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당원들 사이에서는 실망감이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탈당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국회의장 선거 다음 날 하루에만 약 5천여 명이 탈당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민주당, 수습을 위한 노력과 과제
민주당은 급증한 탈당 신청을 곧바로 승인하기보다는 보류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와 함께 향후 당 운영에 있어 당원의 의사를 보다 폭넓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당규를 개정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회의장 선출 과정과 관련해서는 5만 명이 넘는 당원들이 선거 방식 개선을 촉구하는 청원에 동의한 상태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당원들에게 공식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당원이 정당의 주인인데 당원들의 압도적 뜻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단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원식 당선자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사과에 대해 "갈라치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경쟁
국회의장 선거 파장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민주당은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되었다. 바로 22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누구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현재 정청래, 박주민, 이언주, 전현희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국회에서의 오랜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잘해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사위원장 적임자로 거론되는 박주민 의원은 뉴탐사와의 인터뷰에서 "시켜주신다면 제가 잘할 자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법사위원장 직무대리로서 '민식이법'을 통과시킨 경험, 그리고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공수처법 등 각종 검찰개혁 법안 처리를 주도한 바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탄핵 정국 당시 소추위원으로 활동했던 경력도 내세우며, 향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이 도래할 경우 법사위원장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이번 법사위원장은 단순히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들을 처리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 개혁과 사법 개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인물로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향후 탄핵 소추안이 발의될 경우 소추위원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검찰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전문성, 그리고 추진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지도부의 리더십 발휘가 중요
우원식 국회의장 당선 이후 민주당 내홍이 깊어지면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하지만 관건은 당 지도부가 어떻게 당심을 수습하고 당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특히 당 대표가 내세운 검찰 개혁 등 시대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구성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그간 주장해 온 정치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일반 당원들의 의사를 보다 폭넓게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법사위원장 인선에 있어서도 당원들의 열망에 부응하는 개혁적이고 소신 있는 인물을 전격 발탁함으로써 당내 혼란을 수습하는 동시에 새로운 변화의 동력을 마련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