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듯 국군병원行... 공수처 수사 피한 윤석열
내란수괴 윤석열이 21일 헌법재판소 출석 후 예정된 서울구치소행을 급히 국군병원으로 변경했다. 이날 오전 보도에 따르면 공수처가 윤석열에 대한 강제구인과 현장조사를 위해 구치소에서 대기 중이었다. 공수처의 강도 높은 수사 의지가 감지되자 윤석열 측은 갑작스럽게 행선지를 바꿨다. 4시간 가량 국군서울병원에 머물다 밤 9시경 구치소로 향했다. 이는 공수처의 심야조사를 피하기 위한 시간 끌기로 해석된다.
'내란 음모' 부인하던 윤석열... 헌재서 본색 드러냈다
윤석열은 헌재 출석에서 거짓말과 위협성 발언을 쏟아냈다. 먼저 "철들고 난 이후 자유민주주의 신념으로 살아왔다"며 운을 뗀 그는, 증거가 명확한 비상입법기구 문건마저 부인했다. 18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던 그가 불과 사흘 만에 "최상목에게 준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내란 특검법을 국무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않고 덮어버린 시점과 맞물린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국회를 향한 위협성 발언이다.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부인하면서도 "대한민국에서 국회와 언론은 대통령보다 훨씬 강한 초갑"이라며 위압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군을 투입해 해제 요구를 막아도 다른 장소에서 할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는 계엄군 투입으로 국회의 정당한 의결권을 짓밟았던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시도였다.
국회 측이 "증인들이 윤석열 앞에서 진술하기 어려우니 가림막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하자 "사건 내용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라며 증인들의 자유로운 증언을 가로막으려 했다. 이는 여전히 자신이 '계엄 통수권자'라도 된 듯한 월권적 태도였다.
"함부로 말하지 마라"... 격앙된 반응 보인 윤석열 변호인단
권지연 기자가 윤석열 측 변호인단을 만난 자리. "비상입법기구 설치 문건을 전달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윤갑근, 차기환 변호사는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비상입법기구가 뭐죠?", "이게 뭔데요?"라며 질문을 회피하던 차기환 변호사는 "함부로 말하지 마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차기환 변호사는 청담동 술자리에 참석했던 채명성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의 대표다. 채명성은 처음에는 "이세창이 자기 이름을 팔았다"고 주장하다 검찰 조사에서 술자리 참석을 인정했고, 이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전격 발탁됐다.
전광훈 교회 '특임전도사'가 서부지법 폭동 주도
서울서부지법 난동의 주동자가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이형석으로 드러났다. 권지연 기자가 전광훈의 부인과 통화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 이형석이 사랑제일교회 전도사로 임명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고, "전광훈 목사님도 책임감은 그래도 느끼시겠죠?"라는 질문에는 "예, 다 알고 있으니까요. 염려하지 마시고요"라며 이형석과 교회의 관계를 인정했다.
이형석은 판사실이 있는 7층에서 "차은경 어디 있냐"며 폭도들을 지휘했다. 그는 소화기와 쇠파이프로 무장한 채 법정 질서를 무너뜨렸다. 이는 과거 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 저지 사건과 동일한 수법이었다. 당시에도 이형석은 화염방사기와 쇠파이프로 집행관들을 폭행해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깊이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해 감형받았지만, 이번 법원 난동으로 그의 '반성'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2024년 8·15 집회 앞두고 드러난 내란 모의
전광훈은 지난 7월 '국민혁명 비상소집회의'에서 8월 15일을 겨냥한 충격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육사 출신들을 불러모은 이 회의에서 진행자는 "이것은 극비회의"라며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12개 언론사를 점령하는 계획이 있고, 행사장 주변 옥상을 점령해 1천여 명이 뛰어내릴 각오를 해야 한다"며 "이건 여기서 끝내야 한다. 아주 극비로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광훈은 "5.16 군사혁명을 벤치마킹했다"며 '혁명 공약'을 발표했다. "반헌법 세력으로 정상적인 국가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윤석열의 계엄 담화문과 정확히 일치했다. "국회 해산"과 "비상입법기구 설치" 등 구체적 내용까지 윤석열이 최상목에게 전달한 계엄 문건의 내용과 동일했다. 특히 전광훈이 스스로를 '국민혁명 의장'이라 칭한 점으로 미뤄, 계엄 성공 시 비상입법회의 의장직을 노렸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당시 이정린 전 국방부 차관은 "부정선거를 밝혀서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며 "전광훈 목사가 전적으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의 12.3 계엄 당시 주요 명분이었던 '부정선거 의혹'과 맥을 같이하는 발언이었다. 전광훈의 8·15 국민혁명 계획은 12.3 계엄의 리허설이었거나, 혹은 제2의 계엄 시도를 예고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광훈의 '사병 조직' 특임전도사들
특임전도사는 교회법상 정식 절차도 없이 전광훈이 임의로 임명한 사설 조직이었다. 이형석, 윤영보 등 이들은 폭력 행위의 선봉에 섰다. 맹목적 충성심과 폭력성을 기준으로 선발된 이들은 전광훈의 지시로 조직적 폭력을 자행했다. 우발적 폭동이 아닌 계획된 내란 시도였음이 드러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