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한동훈 장인 연루 보타바이오 주가조작 대법은 유죄 인정, 양승태 키즈 차문호 판사 봐주기 판결 드러나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로 논란이 됐던 보타바이오 재판을 다시 열라며, 파기 환송 결정을 내렸다. 2019년 항소심 판결이 나온지 5년 만이다.
보타바이오는 견미리 씨의 이름을 이용해 허위 주가를 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판단과 달리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언론을 향해 억울함을 호소하던 견미리 씨의 입장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견미리 남편이자 이승기 장인 이홍헌, 한동훈 장인 진형구 연루된 보타바이오
보타바이오 수사는 견미리 씨의 남편이자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씨의 장인 이홍헌 씨가 피고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장인 진형구 씨가 연루됐다는 점에서도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진형구 전 검사는 2014년 11월 26일 보타바이오 사외이사로 취임했다가 이홍헌 씨 구속 3일 전인 2016년 7월 27일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둔 상태에서 돌연 사임했다. 수사 정보를 미리 알았던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지점이다.
검찰은 이홍헌 씨를 포함한 피고 4명이 공모하에 2014년 11월 3일부터 2016년 2월 26일까지 허위공시 일람표 기재 등 총 10여 차례에 걸쳐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해 중요 정보를 거짓 기재하거나 오해를 유발시키기 위해 누락했다고 보았다. 이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보타바이오 주가를 2,485원에서 15,100원(2015년 4월 7일 장중 최고가)까지 인위적으로 상승시키거나 하락을 막는 방법으로 주가를 조작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피고들이 반복적으로 참여자가 모집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확정된 것처럼 유상증자 결의 사실을 공시하고 견미리 씨 등의 자본이 자기 자금인 것처럼 속여 주가를 부양시켰다고 보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완전히 다른 판단을 내렸다. 허위공시는 중요하지 않거나, 고의성이 없으며, 풍문유도 역시 고의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또 증자참여자가 바뀌거나 투자를 약속했던 중국 법인이 끝내 투자하지 않은 것도 그들의 변심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로 면죄부를 줬다. 또 피고들의 공모 여부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증자참여자가 모집되지 않았음에도 확정된 것처럼 허위공시 한 후, 투자자를 모집하고 증자 참여자가 다른 사람이고 증자 대금도 타인의 자금임에도 견미리 씨가 증자에 참여한 것처럼 허위로 공시한 점, 견미리, 김성태 명의로 납입된 대금 모두 타인의 자금임에도 두 사람이 사채발행에 참여해 30억원을 납입하는 것처럼 허위공시한 점, 2015년 자금을 투자할 중국 업체와 방법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청대집단유한공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 확정된 것처럼 공시하고 중국 투자자들에게 원금 보장 또는 손실담보 명목으로 보타바이오 주식 200만 주를 저가에 넘겨주기로 했음에도 정상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공시되게 함으로써 부정행위를 했다는 공소사실에 '무죄'를 준 항소심 재판에 제동을 걸었다.
항소심서 무죄 판결했던 차문호 판사는 누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차문호 판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문호 판사는 보타바이오 판결 만으로 도마 위에 오르내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8일 KBS 보도에 따르면, 차문호 판사는 기업 임원들과 고위 공직자들의 모임에 초대돼 식사 또는 골프 접대를 받았다. KBS는 이 같은 부적절한 사적 모임이 2020년에만 일곱 차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차문호 판사가 서울 고법 민사 16부에서 기업 관련 재판을 담당하던 당시였다는 점에서 절대 가볍지 않다.
차문호 판사에게는 '양승태 키즈'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도 따라다닌다. 그는 2007년~2008년 양승태 전속 재판연구관 세 명 중 한 명이었다. 이와 함께 사법농단에 협조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2019년 1월 3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 수석을 구속 1년 만에 석방시켰다. 2019년 7월 11일 서울시 공무원간첩조작 사건의 주범 이태희 전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에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도 차문호 판사다. 2022년 1월 26일에는 1심 판결을 뒤집고 명성교회 세습의 길을 터주기도 했다.
차문호 판사는 지난해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포함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의해 대법관 후보에 추천됐다가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올해 8월 1일 퇴임하는 대법관 3명의 공백을 메우는 자리에 다시 추천됐다.
기소된 혐의 외 자회사로 흘러간 자금 수사에서 제외
한편, 뉴탐사는 검찰이 보타바이오 수사 당시 자회사로 흘러간 자금은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일명 제보자X는 "2016년 보타바이오에서 자회사로 흘러간 자금이 수백억대에 이르는데, 이를 수사하지 않기 위해 다른 큰 사건을 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아, 남부 지검 910호 검사실에서 이홍헌 등을 만난 사실을 제보해 왔다. 아울러 당시 출입 기록과 일기장에 적어 놓은 당시 상황 등을 공개했다. 제보자X는 검찰청에서 검사를 도와 여러 건의 금융 범죄 수사를 한 사실을 폭로한 인물이다.
실제로 뉴탐사가 확인한 보타바이오와 자회사 간 오간 자금은 498억원이 넘는다.
대법원 파기환송 결정이 내려진 후, 뉴탐사 취재진이 다시 이홍헌 씨와 견미리 씨에게 연락을 취해 보았으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