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조선일보, 이재명 발표직전 '병립형' 오보 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광주 5.18 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비례대표를 병립형이 아닌 준연동형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당대표에게 선거제 결정을 위임한 이후 내려진 결정이다.
이재명 대표의 발표 시점은 5일 오전 9시 반쯤.
준연동형으로 결정한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한 곳은 머니투데이. 네이버 포털 기준 입력 시각은 9시 33분이다.
조선일보는 조선비즈 이슬기 기자가 9시 34분 기사를 냈다.
그런데, 기사 제목이 다른 언론과 달리 병립형을 선택했다는 것이었다. 오보다.
이슬기 기자는 재빨리 준연동형 비례제로 제목을 바꿔 4분 뒤에 기사를 다시 올렸다.
기존에 병립형 선택했다는 기사는 삭제했다.
조선비즈 이슬기 기자가 이재명 대표 발표 직후 오보를 낸 것은 발표 내용을 미리 알았는데 잘못된 정보를 전달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뉴탐사는 이슬기 기자의 삭제된 기사를 복원했다.
사진은 전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방문 당시 이재명 대표의 사진을 썼다. 기사에는 광주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하면서 사진은 전날 사진을 쓴 것이다. 하루 전에 기사를 미리 썼다는 증거다.
기사 마지막에는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에 대한 설명도 했다. 그러나, 기사가 나온 시점에는 이미 병립형이 아닌 준연동형에 대해 발표중이었다.
민주당 내부 정보 없이는 쓸 수 없는 기사다.
조선비즈 이슬기 기자는 기사를 미리 썼다가 잘못 올린 것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민주당 내부에 병립형으로 간다는 정보가 있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강진구 기자 "조선일보가 나름대로 뭔가 근거가 있으니까 이걸 내보냈고 4분 동안 정도 유지했던 게 아닐까"
이슬기 기자 "아닙니다 선생님 그런건 아니고요. 여기 출입하는 기자들도 이대표가 긴급기자회견을 열었잖아요."
이슬기 기자 "그 직전까지는 대부분 이제 권역별로 가지 않겠냐는 선생님도 아시겠지만 그런 분위기였어요."
강진구 기자 "직전까지는 권역별 비례대표로 가는게 아니겠냐라고 하는 관측이 우세했다는 얘기군요. 기자들 사이에서,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이슬기 기자 "예예, 분위기가 좀 그렇습니다. 선생님"
조선비즈 이슬기 기자의 단순 실수로 보기에는 여전히 석연치않다.
선거제를 어느쪽으로 결정할 지에 대해서는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였고, 이재명 대표가 선거제를 어느쪽으로 결정했는지는 총선 출마자는 물론 유권자들에게도 큰 관심사였다.
이슬기 기자가 그동안 썼던 기사를 보면, 이슬기 기자는 민주당 출입기자로 보인다. 그리고 지난 2월 2일 이슬기 기자는 민주당이 선거제 개편 결정권을 이재명 대표에게 위임한 사실도 기사로 썼다. 이재명 대표의 발표는 이슬기 기자의 2월 2일자 기사의 후속 보도인 셈이다
이슬기 기자가 기자들 분위기만 가지고 병립형 선택 기사를 썼을 리는 만무하다. 민주당 출입기자인 이슬기 기자에게 민주당 내부의 누군가가 병립형으로 갈거라고 알려줬을 개연성이 가장 유력하다. 조선비즈 데스크에서도 이슬기 기자의 보고를 듣고 병립형 선택 기사를 출고했을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슬기 기자가 2개의 기사를 보냈고, 데스크에서 민주당 내부 정보를 파악해 병립형 선택 기사를 출고했을 수도 있다.
어느쪽이든 민주당 내부에서 병립형을 지지하는 누군가가 조선일보를 통해 여론몰이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