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 보도와 관련해 뉴탐사 기자들을 기소한 공소장이 공개됐다. 공소장 분석 결과, 검찰의 주장에는 상당한 허점이 드러났으며, 오히려 뉴탐사의 보도가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었음이 재확인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검찰이 공소장에서는 피고인들을 '언론인'으로 표기한 반면, 보도자료에서는 '유튜버'로 지칭했다는 것이다. 이는 검찰이 공식 법률 문서와 대중을 향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일부 유튜버들이 기소 직후 김한메의 녹취를 근거로 첼리스트가 처음부터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실제 공소장에는 첼리스트가 단순히 '취재를 거부했다'고만 명시되어 있다. 이는 김용민(목사), 김두일 등이 주장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검찰 공소장 자체가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이세창 최초 인터뷰 의미 축소 시도
공소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핵심 증인인 이세창과의 인터뷰 내용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한 점이다. 검찰은 이세창이 "청담동 술자리 참석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통화 녹취를 분석해보면, 이세창의 발언은 단순한 답변 회피를 넘어 사실상 술자리 참석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 통화에서 이세창은 술자리의 존재를 여러 차례 암시했다. 강진구 기자가 7월 20일경 청담동 갤러리아 인근 카페에서의 모임에 대해 언급하자 이세창은 "예"라고 답했다. 더 나아가 "대통령과 한동훈이 자리에서 그건 일어난 일을 내가 말할 수는 없죠. 그렇잖아?"라고 말해 자신의 참석을 강하게 시사했다.
시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강진구 기자가 "밤 굉장히 늦은 시간이었는데"라고 말하자 이세창은 "뭐 늦지도 않았어요"라고 답했다. 이는 실제 참석하여 시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임의 성격에 대해서도 '정부를 잘 해보자'는 격려 모임이었음을 확인했다.
두 번째 통화에서도 이세창은 술자리의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해주는 발언을 이어갔다. 강진구 기자가 "지난번에 대통령하고 한동훈 장관 왔을 때 반주해 준 채아 씨요"라고 언급하자, "아~ 그래서?"라고 응답해 해당 상황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더 나아가 "대통령도 굉장히 칭찬했다면서요? 연주를 듣고"라는 질문에 "그러니까"라고 답변해 대통령의 칭찬 사실을 긍정했다. 마지막으로 "동백아가씨라고. 동백아가씨 그때 부르고 굉장히, 총재님께서도 많이 칭찬해 주셨다고 그러고 그러던데요"라는 구체적인 정황 언급에 "예, 맞아요. 예,예"라고 명확히 긍정했다.
이러한 일련의 대화는 이세창이 청담동 술자리에 실제로 참석했으며, 그 자리에서 있었던 일들을 상세히 기억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검찰이 이를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해석한 것은 증거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을 넘어, 명백한 증거 왜곡으로 볼 수 있다.
첼리스트 진술 신빙성 폄하
검찰은 공소장에서 첼리스트의 진술 신빙성을 의도적으로 낮추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첼리스트가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이는 첼리스트의 일관된 진술과 구체적 정황 묘사를 간과한 해석으로 보인다.
첼리스트는 여러 차례에 걸쳐 일관된 진술을 유지했다. 특히 2023년 4월, 첫 진술로부터 약 9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있었다"고 재확인했다. 또한 "우리는 하나다"라는 건배사, 참석자들의 태극기 배지 착용,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동백아가씨' 노래 등 매우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언급했다. 이러한 세밀한 묘사는 실제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첼리스트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요소다.
더불어 첼리스트는 "한동훈이 무서워서 말을 할 수 없다"고 언급하며 자신의 진술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했다. 이는 단순한 거짓말이 아닌, 실제 경험에 기반한 두려움의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검찰이 첼리스트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단순히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한 거짓말"로 치부한 것은 증거의 편향적 해석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공정한 수사가 아닌, 의도적인 증거 평가 왜곡 의혹을 제기하게 만드는 중대한 문제점이다. 검찰의 이러한 접근은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법원, 청담동 술자리 보도의 신뢰성 이미 인정
검찰의 주장과 달리, 청담동 술자리 보도가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었음은 이미 법원에서도 인정된 바 있다. 2023년 11월 8일 부산지방법원은 이성권 전 부산경제부시장(현 국회의원)이 더탐사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이성권)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첼리스트 A씨,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회장 권한대행, 직장인 골프협회장 배OO를 만난 적이 없고, 전혀 모르는 사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재판부의 다음 판단이다:
첼리스트 A씨가 남자친구와의 대화 도중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하여 거짓말을 하였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하였다는 취지의 신문기사가 보도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기사 중 첼리스트 A씨가 남자친구에게 통화도중 한 발언 내용은 그 신빙성이 다소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이 사건 기사 중 강진구 기자의 배OO에 대한 인터뷰 내용에 의하면 이 부분 적시 사실이 진실일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부산지방법원 제11민사부 2022가합 48505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청구 판결문 중(2023.11.8)
이는 법원이 첼리스트의 진술에 대한 의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탐사의 추가 취재 내용을 고려할 때 보도 내용의 진실 가능성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재판부는 "이 사건 기사가 보도될 당시를 기준으로 보면 피고(더탐사)가 첼리스트와 남자친구의 통화 내용이 거짓이라고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는 더탐사의 보도가 충분한 사실 확인을 거쳤으며, 보도 당시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이는 검찰의 공소장이 얼마나 허술한 근거 위에 작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은 이미 법원에서 인정된 보도의 신뢰성을 무시한 채, 동일한 사안에 대해 상반된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의 취재 범위 축소 주장 반박
검찰은 공소장에서 뉴탐사가 이세창과 첼리스트 외에 "아무런 근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뉴탐사의 광범위한 취재 활동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뉴탐사는 류승관, 윤상현, 배모씨 등 다수의 관련자들을 폭넓게 취재했다. 류승관은 윤상현의 특보 보좌관이자 이세창의 수행비서로, 첼리스트의 연주비 지급과 관련된 정보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윤상현 의원은 첼리스트가 이세창을 처음 만났을 때 등장한 인물로, 정치적 연결고리를 제공했다. 배모씨는 첼리스트를 이세창에게 소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로, 이들의 관계를 입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의 진술을 종합해 뉴탐사는 이세창의 정치적 위상과 영향력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청담동 술자리의 개연성을 높였다. 예를 들어, 이세창이 대통령 주재 술자리에 참석할 만한 정도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졌다는 점, 첼리스트의 연주 활동과 관련된 세부 사항들이 사실과 부합한다는 점 등이 확인되었다.
더욱이 뉴탐사는 이러한 취재 과정에서 얻은 정보들이 첼리스트의 최초 진술과 일치하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첼리스트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검찰의 이러한 주장은 언론의 정당한 취재 활동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실수라기보다는 의도적인 축소 왜곡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처럼 광범위한 취재 활동을 "아무런 근거가 없었다"고 일축한 것은 공정한 수사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수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AI를 활용한 공소장 분석: 유죄 가능성 급감
최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AI(ChatGPT)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착안하여 뉴탐사는 AI(Claude 3.5 sonnet)를 활용해 검찰 공소장의 유죄 입증 가능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공소장만 입력했을 경우 80~85%에 달하던 유죄 확률이 추가 증거들이 입력될수록 급격히 낮아져 최종적으로는 5~10% 수준까지 떨어졌다.
분석 과정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세창 통화 녹취, 첼리스트의 12월 3일 진술, 2023년 4월 추가 진술 등이 입력되자 유죄 확률이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검찰의 공소 내용이 실제 증거들과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시사한다.
아래는 각 단계별 유죄 가능성 변화와 그 이유를 정리한 표이다:
단계 | 상황 | 유죄 가능성 | 이유 |
---|---|---|---|
1 | 공소장만 봤을 때 | 80~85% | 공소장은 검찰이 충분한 증거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구체적인 혐의 내용과 증거들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음. 이 단계에서는 피고인의 반박 증거가 고려되지 않아 유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됨. |
2 | 첼리스트 최초 녹취록 추가 | 60~65% | 첼리스트의 직접적인 진술이 존재하여 의혹의 근거가 있음을 보여줌. 그러나 당시 상황의 신빙성(예: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한 거짓말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어 유죄 가능성이 다소 낮아짐. |
3 | 이세창 녹취록 추가 | 40~45% | 이세창의 모호한 답변은 의혹의 실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만, 동시에 완전한 부인도 아님. 이는 피고인들의 보도에 어느 정도 근거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여 유죄 가능성을 더 낮춤. |
4 | 12월 3일 권지연 만남 녹취록 추가 | 20~25% | 첼리스트가 실제 상황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재확인함. 이는 피고인들의 보도가 악의적이거나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이 아니었음을 강하게 시사하여 유죄 가능성을 크게 낮춤. |
5 | 첼리스트 2023년 4월 녹취록 추가 | 5~10% | 경찰 조사 이후에도 첼리스트가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고 있음. 이는 보도의 사실성을 매우 강하게 뒷받침하며, 피고인들이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보도했을 가능성을 높임. 따라서 명예훼손의 고의성이 크게 약화되어 유죄 가능성이 매우 낮아짐. |
이 분석 결과는 검찰의 공소장이 실제 증거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초기의 높은 유죄 가능성이 추가 증거들로 인해 크게 감소하는 과정은 검찰 주장의 취약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물론 AI의 분석 결과가 실제 재판 결과를 완전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는 공소장의 내용과 실제 증거 사이의 괴리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 볼 수 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이러한 증거들이 어떻게 평가될지 주목된다.
검찰 수사 조작 의혹 제기
공소장 분석 결과, 검찰이 의도적으로 증거를 왜곡하고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뉴탐사 측은 "단순히 무죄를 다투는 것을 넘어 검찰의 수사 조작 의혹을 밝히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명예훼손 혐의를 넘어 검찰권 남용과 언론 탄압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공소 유지 능력과 함께 수사 과정의 적법성 여부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