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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사업 추진 임원 내부 폭로 또 나왔다 “김성태와 여러차례 독대했지만 이재명, 이화영 얘기는 못들어”
뉴탐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새로운 사실들을 연이어 보도하면서, 이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핵심 증인들의 증언이 검찰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검찰 공소장의 허점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핵심 증인들 "이재명·경기도 언급 없었다"
뉴탐사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추진 당시 핵심 인물이었던 김영수 전 국회 대변인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중요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영수 전 대변인은 "쌍방울에서 10개월간 이사로 활동하면서 경기도나 이재명 지사 관련 얘기를 전혀 들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이는 앞서 뉴탐사가 단독 인터뷰한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쌍방울의 대북사업 추진 핵심 인물 3명 중 2명이 이재명과 경기도에 대한 언급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검찰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들의 증언은 향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항소심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영수 전 대변인은 쌍방울에서 마케팅까지 담당했던 만큼, 만약 경기도나 이재명 지사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이 있었다면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의 증언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 보인다.
'생돈' 표현 없었다
한편 검찰 공소장의 허점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김성태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화영 형이 사고를 쳐서 내가 생돈 쓴 거 아니냐"고 말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실제 김성태의 증언을 살펴보면 '생돈'이란 표현은 없었다. 김성태는 "500만불 제돈으로 하게 됐다"고 말했을 뿐이다. 검찰이 '생돈'이란 표현을 임의로 삽입한 것이다.
또한 김성태는 당시 상황에 대해 "만취한 상태에서 얘기했다"고 강조했지만, 검찰 공소장에는 이 부분이 "술을 마셨고"라는 식으로 순화돼 기재됐다. 김성태의 증언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중요한 정황이 의도적으로 누락된 것이다.
이재명 결재... 계획서에는 있고, 보고서에는 없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재명 지사가 쌍방울의 대북송금 관련 내용이 담긴 보고서에 결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탐사가 확인한 결과, 이재명 지사의 결재가 있는 문서는 출장 전 계획서일 뿐이었다. 정작 중요한 출장 결과 보고서에는 이재명 지사의 결재 흔적이 없었다.
검찰은 이 두 문서를 뒤섞어 마치 이재명 지사가 모든 내용을 보고받고 결재한 것처럼 공소장을 작성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중대한 사실관계 오류로, 검찰 수사의 신뢰성에 큰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언론도 이런 검찰의 공소장을 그대로 받아쓰고 있다.
이재명 발언 왜곡 의혹
공소장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좋은 일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이 또한 김성태의 증언을 살펴보면 검찰의 유도 질문에 "그런 취지로 얘기했던 것 같다"고 답변한 것에 불과했다. 검찰이 이재명의 발언인 것처럼 단정 지어 기술한 것이다.
뉴탐사가 입수한 재판 기록에 따르면, 김성태는 "만취한 상태라 자세히 기억이 안 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이 부분을 누락한 채 마치 이재명이 확실히 그런 발언을 한 것처럼 공소장을 작성했다.
검찰의 이번 수사와 공소장 작성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의혹들은 사법정의 실현이라는 검찰 본연의 임무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이러한 의혹들이 어떻게 규명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