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가 박형덕 시장 취임 이후 신흥재단 소유의 부지들을 연이어 매입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시는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초까지 신흥재단 소유의 성병관리소 부지와 신흥유치원 부지를 매입하면서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상적 절차로 진행된 성병관리소 부지 매입
동두천시는 2023년 초 신흥재단 소유의 성병관리소 부지를 29억 원에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중기지방재정계획 수립 등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건너뛴 채 불과 3개월 만에 매입을 완료했다.
공시지가 14억 원 수준인 이 부지는 28년간 방치된 자연녹지지역임에도 공시지가의 두 배가 넘는 금액에 매입됐다. 특히 매입 과정에서 투자심사위원회에 신한대학교(신흥재단 소속) 교수 3명이 참여해 이해충돌 문제도 제기됐다.
더욱 수상한 것은 매매대금 지급 방식이다. 통상적으로 부동산 거래는 잔금 지급 후 소유권이 이전되지만, 이번 거래는 소유권 이전이 먼저 이뤄진 후 매매대금이 분할 지급됐다. 9억 원은 다음 회계연도로 이월돼 신흥재단의 회계처리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신흥유치원 부지도 비슷한 패턴으로 매입
동두천시는 2022년 하반기에도 신흥재단 계열의 신흥유치원 부지를 매입하면서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박형덕 시장 취임 직후 노인회관과 장애인회관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신흥유치원 부지 매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도 투자심사위원회에 신한대 교수들이 다수 참여했으며, 전과 답(논밭) 지목의 땅을 대지보다 비싼 가격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재부 소유 국유지를 신흥재단 관계자가 먼저 매입한 후 곧바로 동두천시에 되파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지역 토호 세력과의 유착 의혹
이 같은 의혹의 배경에는 박형덕 시장과 신흥재단 간의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흥재단의 상임이사인 김관목 씨는 현 지역구 국회의원 김성원 의원의 아버지이자, 박형덕 시장과 40~50년간 이웃으로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동두천 시민들은 김성원 의원이 박형덕 시장의 공천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토지 매입이 대가성 거래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역사적 가치 vs 개발 논란
한편 성병관리소 부지 매각을 둘러싸고는 별도의 논란도 일고 있다. 이 시설은 1973년 군사독재 시절 주한미군을 상대하는 기지촌 여성들의 성병 검진과 수용을 위해 설치됐다.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시설로, 여성 인권 유린의 역사적 현장이라는 점에서 보존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곳에서 인권침해를 당한 한 피해 여성은 "이곳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이자 교훈으로 영원히 보존되어야 한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동두천시는 소요산 관광지 개발을 명분으로 이 시설의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
동두천 시민사회는 "지역 토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중요한 역사문화 유산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엔 특별보고관도 성병관리소 철거 결정에 우려를 표명하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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