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인천세관 마약 밀수 사건으로 재조명받는 '선라이즈 스캔들': 세관 비리의 끝없는 늪

1천억 대 밀수 의혹부터 공익제보자 탄압까지... 평택세관 출신이 세운 기업을 둘러싼 복마전

2024-08-19 23:54:00

선라이즈 사건: 권력과 비리의 연대기


2015년 3월 27일: 공익신고의 시작

2015년 3월 27일, 보세창고업체 슈퍼마린의 이성열 대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선라이즈 F&T의 비리를 처음으로 신고했다. 이성열 대표는 평택 자유무역지대 내 유일한 농산물 수입 가공업체인 선라이즈 F&T가 고관세 품목인 녹두, 콩나물, 생강, 마늘, 콩 등을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다고 허위 신고하여 낮은 관세를 적용받은 후, 실제로는 가공 없이 그대로 시중에 유통시켜 막대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 신고는 연간 약 1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밀수와 관세 포탈 의혹의 시작점이 되었다.


2016년 3월: 보복의 시작

2016년 3월, 이성열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에 선라이즈 비리에 대한 상세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선라이즈 F&T의 구체적인 불법 행위와 관련 증거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이성열 대표에 대한 조직적인 보복이 시작되었다. 진정서 제출 직후, 이성열 대표의 동생과 아버지가 갑자기 구속되는 등 명백한 보복성 수사가 이루어졌다. 이들은 이성열 대표가 운영하던 보세창고에서 농산물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았지만, 후에 이 혐의가 조작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2016년 초 - 2017년 초: 수사의 시작과 좌절

2016년 초, 경기남부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의 김현철 경사와 수사팀이 선라이즈 비리 수사에 착수했다. 김현철 경사는 "워낙 백이 좋아서 쉽지 않은 수사라는 건 알지만 전략 잘 짜서 조사해보겠다"며 의지를 보였고, 평택세관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를 펼쳤다.


그러나 2016년 말부터 수사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김현철 경사는 "선라이즈 장기간 뒤봐준 놈 잡으려고 시작한 건데 면목이 없다"며 좌절감을 드러냈다. 2017년 초, 선라이즈와 관련된 경찰 출신의 의문의 사망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수사팀이 전격 해체되고 김현철 경사가 좌천되는 등 수사가 급격히 중단되었다. 이는 수사 과정에서 강력한 외압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2017년: '생강 사건' 조작

2017년, 김건희 씨의 고모부인 장진호가 소위 '생강 사건'을 조작해 이성열 대표에게 뒤집어씌우는 사건이 발생했다. 장진호는 이성열 대표가 중국에서 수입한 생강을 불법 유통했다고 주장했지만, 후에 이 주장이 허위로 밝혀졌다. 이는 선라이즈 비리를 고발한 이성열 대표에 대한 명백한 보복으로, 공익제보자를 범죄자로 만들려는 시도였다.


2019년 - 2020년: 의문의 기소와 보복성 기소 완성

2019년 6월 28일, 윤석열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되기 불과 2일 전, 송삼현 제주지청장은 2015년 8월 농심태경이 고소한 사건을 갑자기 기소했다. 이 시점은 매우 의문스럽다. 당시 윤석열은 서울중앙지검장 직을 맡고 있었으며, 이는 사건의 정치적 연관성을 의심케 한다. 2020년 3월과 5월, 제주지검장 박찬호는 2017년 장진호가 만든 생강 사건을 근거로 이성열 대표를 기소했다. 특히 박찬호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2차장 시절 이 사건을 배당받았다가 제주지검장으로 이동한 후 직접 기소한 점은 매우 의문스럽다. 이는 공익제보자에 대한 명백한 보복성 기소로 보인다.


이후: 증거 은폐와 조작, 그리고 의문의 은행 기록

이후 사건은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평택지청장 신봉수는 슈퍼마린 이성열 관련 사건 기록의 등사 및 열람을 거부했다. 농심태경 사건 재판에는 위조 조작된 참고서류가 제출됐으며, 수원고등법원 항소심에서 신봉수 수원지검장은 주요 증거 확보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은행 기록과 관련된 의혹은 사건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농심태경은 우리은행 계좌에서 하나은행 신용장 계좌로 대금을 이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은행 기록을 확인한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하나은행은 농심태경이 중국으로부터 농산물을 수입했다는 증거를 제출했지만, 우리은행의 자료에서는 해당 거래 내역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2014년 1월 6일과 2일에 각각 8만여 달러(약 8,400만 원)의 외화 결제가 있었다고 주장됐으나, 우리은행 농심태경 계좌에는 해당 날짜에 일치하는 결제 내역이 전혀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명백한 증거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농심태경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농심태경의 중국 농산물 수입 실적이 없다는 사실이 명확히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를 무시하고 이성열 대표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는 단순한 실수를 넘어서는 심각한 문제다. 은행 기록이라는 객관적 증거조차 무시되는 상황은 사법부가 의도적으로 증거를 외면하고 있다는 강한 의혹을 낳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은행 기록 조작 의혹은 선라이즈 사건의 배후에 상당한 힘을 가진 세력이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농심태경은 민사소송에서 "설사 수입 대금을 결제하지 않고 절도를 해서 들여왔다 하더라도, 세관원에게 뇌물을 주고 관세를 면탈했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불법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선라이즈 사건이 단순한 밀수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사법 시스템과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건임을 보여준다. 은행 기록까지 조작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 사건의 배후에 어마어마한 힘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우리 사회의 정의와 법치주의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농산물 밀수 사건을 검찰 마약 담당 수사관이 개입


사건 수사 과정에서도 여러 의혹이 제기되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농산물 수입 관련 수사보고서를 마약수사 담당 수사관이 작성했다는 점이다. 농산물 밀수 사건과 마약 사건은 전혀 다른 성격의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마약 수사관이 개입한 이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선라이즈 사건이 단순한 농산물 밀수를 넘어서는 복잡한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이러한 수사 과정의 불투명성은 최근 발생한 인천세관의 마약 밀수 사건과 맞물려, 세관 조직 전반의 비리 문제가 얼마나 깊고 광범위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두 사건 모두 세관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인 비리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BMW 차량과 김건희 씨의 연관성


주목할 만한 점은 2016년 위성사진에서 선라이즈 F&T 앞 출하장에 BMW 차량들이 즐비하게 서 있었다는 사실이다. 관세청 한민 감찰과장은 "출하장을 BMW에 불법전대해준 건 확인하고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BMW를 수입하는 도이치모터스는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으며,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과 김건희 씨는 20년 지기로 알려져 있다. 이는 선라이즈 사건과 김건희 씨 사이의 연관성을 의심케 하는 중요한 단서다.


열린공감TV 한원섭 기자의 충격적 발언


이 사건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열린공감TV 소속 한원섭 기자의 충격적인 발언과 행동이다. 한원섭은 이재명 대표를 "쓰레기"로 비하하며 "이재명이 있으면 민주당은 집권 못해요"라고 말했다. 반면 한동훈에 대해서는 "이재명보다 이슈 메이킹, 이슈 파이트를 잘한다"고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한원섭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각각 "건달"과 "양아치"에 비유한 것이다. 그는 "지난 선거 때는 건달을 뽑으려 했거나 아니면 양아치를 뽑았냐, 그것밖에 안 됐다"고 말하며, "의리 있는 건달이 나와서 나은 거"라고 언급했다. 이는 열린공감TV가 겉으로는 이재명 대표를 옹호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매체로 자처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태다. 한원섭 기자의 이러한 발언은 열린공감TV의 표면적 태도와 내부 구성원의 실제 인식 사이에 큰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는 열린공감TV가 진정한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또한, 이는 선라이즈 사건을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와 정치적 역학이 언론계에까지 미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원섭은 김건희 고모 김혜섭 씨를 "누나"라고 부르며 친밀한 관계를 과시했고, "김혜섭 씨를 만나기 위해 소형 카메라를 몸에 지니고 들어간다"고 말해 윤리적 문제를 드러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한원섭이 자신이 민주 진보진영 유튜버들을 고발해왔다고 밝힌 점이다. 그는 김혜섭 씨가 이들 유튜버들에게 돈을 뿌린다는 정보를 흘리기도 했는데, 이는 민주 진보 진영의 분열을 획책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이같은 내용은 한원섭이 지난 2월 이성열 후원단체인 쟁우회 회장 한영숙에게 접근해 김혜섭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회유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러한 한원섭의 행동은 선라이즈 사건의 배후에 있는 세력들이 언론까지 활용해 사건의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실제로 열린공감TV는 김용민, 김두일 등과 함께 공익제보자인 이성열에 대해 끊임없이 음해와 악마화를 했고, 김상민 등은 실제로 경찰에 고발하고, 관련 기관에 민원을 넣는 방법으로 이성열을 괴롭혔다.



선라이즈 사건은 단순한 밀수 사건을 넘어 우리 사회 권력층의 유착과 비리, 그리고 언론의 왜곡된 역할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공익제보자에 대한 조직적인 보복, 수사기관의 외압, 사법부의 의문스러운 판결, 그리고 언론인의 비윤리적 행태까지,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정의와 법치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선라이즈 비리 팩스 수신처가 최은순으로 드러난 점, BMW 차량들과 김건희 씨의 연관성, 그리고 공익제보자에 대한 부당한 기소 등은 이 사건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고 책임자들이 응분의 처벌을 받을 때까지, 끈질긴 추적과 진실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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