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대통령실과 친朴세력 ‘공천 뒷거래’ 녹취 들어보니, 유영하는 이관섭에 ‘1+1’공천을 요구했다

특별출연 :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2024-03-11 21:00:00

이관섭-유영하 밀담 기사 삭제


지난 2월 3일 대구 매일신문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모친상 기사가 돌연 삭제됐다. 비판 기사도 아닌 일반적인 조문 기사가 수정이 아닌 아예 삭제되는 일은 흔치 않다. 삭제된 매일신문 기사를 복구해보니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과 유영하 변호사가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는 문장이 눈에 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판기념회가 5일 예정된 가운데, 이날 장례식장에서 유영하 변호사와 이관섭 비서실장이 장시간 대화를 나눠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다른 사람들과 함께 테이블에서 얘기를 나누다가, 두 사람만 자리를 옮겨 5분 가량 긴밀하게 대화했다.
대구 매일신문 '與 윤재옥 모친상에 대통령실・여야 정치권 총출동' 기사(2024.2.3) 중에서


이관섭 밀담 후 달서구의원 민주당 탈당


2월 3일 유영하 변호사가 이관섭 비서실장과 대화를 나눈 시점이 공교롭다. 유영하 변호사는 1월 22일 대구 달서갑 국민의힘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2월 9일 대구 달서구의회 박종길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유영하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대구에서 민주당 구의원이 아직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상대당 국회의원 예비후보 캠프에 합류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 만일 민주당 구의원이 유영하 후보가 단수공천될 거라는 것을 이때 알고 있었지 않을까? 박의원은 유영하 측에서 연락이 온 것이 아니라, 일면식도 없던 유영하 캠프에 자신이 먼저 연락해 합류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 부결후 유영하 단수공천 발표


2월 29일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에서 최종 부결되고, 3월 5일 유영하 후보가 결국 단수공천됐다. 달서갑은 현역의원이 재선을 준비하고 있는 지역구였다. 달서갑에 현수막까지 내걸고 재선 준비를 해왔던 홍석준 후보는 경선 한 번 치르지 못하고, 박근혜 측근이라는 벽앞에서 고배를 마셔야했다. 유영하 후보는 홍석준 후보 사무실 바로 옆에 사무실을 차리고 선거운동중이다. 홍석준 후보는 공천 탈락 결정 나흘이 지나도록 현수막을 내리지 않고 있었다.

박근혜, 윤석열과 함께 서 있는 유영하 후보와 대비되는 홍석준 후보 선거 홍보 현수막
박근혜, 윤석열과 함께 서 있는 유영하 후보와 대비되는 홍석준 후보 선거 홍보 현수막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유영하 변호사는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었다. 윤석열 당선인과 박근혜 회동 당시 단독 배석해 박근혜 후광까지 입었지만, 홍준표 현 대구시장에게 밀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을 1년 넘게 만나지 않다가 지난해 10월 26일 박정희 추도식에서 다시 만났다. 취임 이후 첫만남이었다. 당시 윤대통령 지지율이 30%대였고, 총선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었다.


윤석열-박근혜 10월부터 석달 연속 회동


윤대통령은 박 전대통령을 만난지 12일만인 11월 7일 대구 사저를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화답이라도 하듯 12월 29일 윤대통령 한남동 관저에서 오찬을 나눴다. 10월, 11월, 12월 석달 연속 회동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1월에는 이뤄지지 않다가 2월 2일 윤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생일 축하 전화를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1월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다. 유영하 변호사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날이 바로 1월 22일이었다.


제보 내용대로 유영하 달서갑 단수공천


유영하 변호사와 대통령실 사이 공천거래에 관한 제보는 태블릿PC 진실을 파헤쳐온 미디어워치로 처음 접수됐다. JTBC가 보도했던 태블릿PC 원소유주인 김한수 전 행정관이 유영하 변호사 사무실에서 은신중이었다는 미디어워치 보도도 있었던 만큼 유영하와 김한수의 관계도 미스테리다. 유영하 공천 뒷거래 제보를 받은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는 뉴탐사 강진구 기자에게 공조 요청을 했다. 뉴탐사는 유영하 변호사의 공천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렸다. 공천은 제보 내용대로 대구 달서갑으로 확정됐다. 제보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Document

녹음파일 길이는 약 3분 분량

녹취 시기는 1월 22일 달서갑 예비후보 등록전

이관섭 비서실장이 유영하에게 대구 서구갑 출마 제안

유영하는 대구 서구,중남구,달서 중 정해달라 요청

유영하는 지역구 1개, 비례 1개 "원플러스원" 공천 요구

공천 약속 먼저 지켜져야 박근혜가 선거 지원 나설 것

국힘 이철규 공관위원과도 공천 거래 시도한 것으로 추정

유영하 외 친박세력 중 최소 1명 이상 공천 거래 가담


유영하, 2월초 이관섭 만난 사실은 인정


유영하 후보는 이관섭 실장과 2월초 윤재옥 원내대표 모친상때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공천 얘기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관섭 실장과는 동갑내기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반말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관섭 실장) 알죠. 왜냐면은 그때 이제 제가 국가인권위 차관급이니까 이제 뭡니까? 신년하례 하고 마지막에 뭐 할 때 그때 한두 번 봤죠.그리고 대구가 그 친구 고향이고 나이도 같고 이러니까 말 좀 둘이 만날 때는 존댓말 썼다 반말 썼다 했는데 반발은 거의 안 쓰고 서로 이제 하소 하게 정도 그렇게 하고 그러죠. 저는 깍듯이 그 직책의 존칭을 쓰고 거기도 저한테는 뭐 유 변호사님이 그러죠. 저는 실장님 그러고.
유영하 후보(2024.3.9)


유영하 공천 전 "경선 없을 수 있다" 말한 사실 인정


단수공천되기 전부터 자신이 단수공천될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단수 공천이 될 것임을 암시했음을 인정했다.

그런 게 아니고 이랬죠. 홍 후보님께서 이제 경선이 있다고 계속 경선이 있다 하니까 그럼 물어봐요. 경선이 있을 거냐고 그럼 저는 경선 없을 수 있다고 그 얘기예요.
유영하 후보(2024.3.9)


유영하, 윤석열-박근혜 관계 고려해 달서로 결정


출마 지역구를 서구, 중남구, 달서구 중에 고른 것도 인정했다. 그러면서 달서구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본인의 소신보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해 결정한 것처럼 말했다.

저는 원래 달성이 맞아요. 달성이 맞는데 달성이 이제 추경호 선배가 있으니까 추경호 선배랑 저랑 이제 또 공천 경쟁하다 보면은 결국 이제 저랑 개인적으로 추경호 선배 그게 아니고 사실 기자님도 아시다시피 이제 (박)대통령하고 (윤)대통령의 싸움이 될 수도 있어요. (중략) (박)대통령을 설득하려면 달서라는 게 달성군에 원래 속했던 거예요. (중략) 이제 이왕이면 내가 비키더라도 좀 가까운 데 가 있으면 또 대표님께서 조금 생각할 때 덜 섭섭하지 않겠나
유영하 후보(2024.3.9)


유영하, 이관섭 실장이 서구 출마 제안한 사실 부인


그러면서 이관섭 비서실장이 자신에게 대구 서구를 얘기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구를 이관섭 실장이 저한테 제의했거나 이런 건 내버예요.앱솔루트 내버예요. 저는 그런 사실도 없고 이 실장이 저한테 그런 걸 얘기할 그게 안 됩니다.
유영하 후보(2024.3.9)


유영하 "이관섭 얘기 입에 올린 적 없다"


유영하 후보는 이관섭 실장과 전화 통화도 한 적 없고, 이관섭 얘기는 입에 올린 적이 없다며, 공천 거래 증거가 있으면 갖고 오라고 말했다. 제보 내용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유영하 후보의 이 발언은 허위사실 공표를 금지하고 있는 선거법 위반 책임이 따른다.

(강진구 기자) 아니 근데 나중에라도 공천 관련해가지고 유관섭 실장하고 뭔가 그런 거 없어요. 얘기를 나눈 사실이 만약에 드러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유영하 후보) 필요하면 갖고 오세요. 갖고 오시라고 갖고 오시라고 갖고 오시면 되잖아요.
강진구 - 유영하 대화(2024.3.9)

지역구 1명, 비례 1명씩을 요구한 바가 없는지 물어봤으나 "너무 황당해서 원플러스원이 뭔지도 모르겠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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