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김두일과 이종원이 저지른 사이버불링 실태가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시민언론 뉴탐사가 진행한 사이버불링 피해자 인터뷰에서 이들의 조직적인 가해 수법과 2차, 3차 가해의 참혹한 양상이 확인됐다.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돌변
2021년 초, 김두일은 딸과 함께 시사 방송을 시작했다가 극우단체인 신남성연대로부터 집단 공격을 받았다. 당시 구독자 수천 명의 작은 채널이었던 김두일을 넷시조니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도왔다. 이후 2년간 무보수로 김두일 채널의 스패너(댓글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며 신뢰관계를 쌓았다.
2022년 9월, 이종원이 방송에서 넷시조니의 신상을 공개하며 협박하자 김두일은 "힘없는 여성을 공격하느냐"며 이종원을 맹비난했다. 변호사비까지 지원하며 넷시조니를 적극 돕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2023년 2월, 파불라 서포터즈 단톡방에서 강제퇴장 당한 김두일은 이를 넷시조니의 험담 때문이라고 단정 지었다. 결국 넷시조니가 건강상의 이유로 2주간 방송에 참여하지 못하자 스패너 권한을 박탈했고,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다", "배은망덕하다"며 근거 없는 공격을 시작했다. 심지어 파불라 서포터즈 단톡방이 해체된 것도 넷시조니 때문이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조직적 가해와 왜곡의 실체
김두일과 이종원의 사이버불링은 단순 비방을 넘어 조직적이고 계획적이었다. 이들은 표적으로 삼은 인물을 직접 공격하기 어려울 경우, 댓글 관리를 하는 스패너(댓글 관리자)나 구독자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스패너에 대한 공격이 두드러졌는데, 넷시조니는 김두일의 스패너였다는 이유로 이종원의 공격을 받았고, 이후 심혁의 스패너 역할을 하면서 김두일의 공격도 받았다. 스패너가 악성 댓글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들의 공격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공격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은 1%의 사실을 왜곡해 소설처럼 각색하고, 이를 사실인 것처럼 퍼뜨리는 수법을 썼다. 충격적인 것은 김두일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에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댓글을 있는 것처럼 읽어가며 넷시조니를 비방한 점이다. 2년간 김두일의 댓글을 관리했던 넷시조니는 "해당 방송을 확인해보니 그런 댓글이 전혀 없었다"며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충격적인 행태"라고 증언했다. 김두일은 관계없는 방송에서도 갑자기 넷시조니를 언급하며 저작권법 위반 전과를 '성범죄' 전과로 왜곡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법정에서도 이어지는 2차 가해
가해자들의 2차 가해는 법정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종원의 재판에는 그를 지지하는 방청객들이 다수 참석해 피해자를 향해 야유를 보내는 등 조직적 2차 가해가 이뤄졌다. 검찰은 "피해자가 출석한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모욕적 발언이 이어지는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며 기존 약식명령 100만원보다 높은 150만원의 벌금을 구형했다.
김두일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넷시조니는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가해자의 말을 믿게 되면서 2차, 3차 가해로 이어진다"며 "한번 찍힌 낙인은 결과가 나와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법조인마저 가담한 사이버불링
더욱 심각한 것은 촛불행동 소속 이제일 변호사의 행태다. 11월 11일, 이제일 변호사가 이종원의 유튜브 채널에서 스패너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제일 변호사는 사이버불링 가해자인 이종원의 댓글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가해자인 이종원과 김두일의 변호를 맡고 있다. 피해자들은 "이재일 변호사가 재판에서 피해자를 증인으로 소환해 2차 가해를 하는 등 법정 공방을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 연대로 맞서다
이에 사이버불링 피해자 연대(사피연)가 결성돼 조직적 대응에 나섰다. 박천웅 사피연 대표는 "개인이 혼자 대응하면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2차 가해를 당한다"며 "피해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피연은 지난 10월 31일 경찰청 앞 기자회견을 열고 이종원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을 고발했다. 특히 이종원이 방송에서 피해자 가족의 직장명과 실명을 공개한 행위가 오프라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강력 대응하고 있다.
"사이버불링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수년이 지나도 같다"는 피해자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해자들의 2차 가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