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왕의 남자'에서 '회생기업 빨대'로... 변양균의 48억 원 고문료 의혹

윤석열 경제고문, 6년간 호화 법인카드 쓰며 회사 위기 외면... 산업은행·법원 관리감독 '구멍'

2024-08-13 23:57:00

"왕의 남자" 변양균, 회생기업서 48억 챙겨... 윤석열 정부 유일 경제고문의 민낯


노무현 정부 시절 "왕의 남자"로 불리던 변양균 전 경제부총리가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회생 절차 중인 기업에서 막대한 고문료를 챙긴 사실이 뉴탐사의 단독 취재로 밝혀졌다.


변양균의 호화로운 고문 생활


뉴탐사가 입수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변양균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대구의 자동차 부품업체 이래CS와 그 계열사들로부터 총 48억 3,700만 원의 고문료를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연평균 8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특히 2019년에는 단일 연도 고문료가 10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이래CS 생산직 근로자 15년차 연봉(7,000만 원)의 14배가 넘는 금액이다.


고문료 외에도 변양균은 법인카드로 3억 3,000만 원 이상을 사용했으며, 23억 원 상당의 골프장 회원권과 연 1,000만 원짜리 호텔 회원권 등 각종 혜택을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카드로 펑펑 쓴 호화 생활... 한 번에 480만 원 '펑'


변양균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의 호화로운 생활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연도별 사용액을 보면 2016년 4,200만 원, 2017년 5,300만 원, 2018년 5,500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법인카드 사용 Top 10을 살펴보면 그 규모가 더욱 충격적이다:


순위 날짜 장소 종류 금액 (원)
1 2018-03-14 OCEAN PALACE 일본 리조트 2,509,787
2 2018-03-17 OCEAN PALACE 일본 리조트 2,341,094
3 2016-05-02 WESTIN MAUI RESORT 하와이 리조트 2,032,510
4 2017-12-18 NAGASAKI 2,009,793
5 2017-12-10 NAGASAKI 1,856,487
6 2018-04-16 삼성물산 1,422,900
7 2019-05-29 청남관광 골프장 1,306,120
8 2018-01-26 TRUMP INTERNATIONAL 고급 호텔 리조트 1,287,480
9 2019-07-28 NOBU 고급 레스토랑 1,280,344
10 2018-02-19 OCEAN PALACE 일본 리조트 1,177,727


이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018년 3월 14일과 17일 사흘 간 오션 팰리스에서 480만 원을 사용한 점이다. 한 번의 여행에서 이래CS 직원 한 달 월급에 가까운 금액을 쓴 셈이다.


더욱이 변양균은 이래CS가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던 2022년 상반기에도 1,400만 원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부도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호화 생활을 이어간 것이다.


이래CS 직원들 "변양균 누구?"


그러나 뉴탐사 취재진이 이래CS 대구 공장을 찾아 직원들을 만난 결과, 대부분의 직원들은 변양균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한 생산직 직원은 "고문이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처음 듣는다"며 놀라워했고, 다른 직원은 "우리 같은 생산직이 어떻게 알겠냐"며 답답해했다.

서울 지사를 방문했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 관리직 직원은 "변양균 고문이 사무실에 온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의혹의 중심에 선 자베즈파트너스


이래CS의 2대 주주는 자베즈파트너스다. 자베즈파트너스는 2015년 이래CS에 300억 원을 투자하면서 변양균을 고문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베즈파트너스의 실질적 대주주인 박영호 대유유니온 회장은 뉴탐사와의 통화에서 "변양균이 우리 회사에 와서 뭔가 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영호 회장의 아들인 자베즈파트너스 대표인 박신철 씨는 "저희가 아는 분이 이분(변양균)을 고문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말씀드린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회생 절차 중 의혹 증폭


이래CS는 2022년 말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자베즈파트너스가 추천한 최칠선 씨가 대표이사 겸 관리인으로 선임됐다.


최대 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이래CS의 자회사 매각 과정에서 채권단 동의 없이도 매각자 선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정상적인 절차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변양균은 올해 초 다시 이래CS의 고문으로 복귀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유일한 경제고문이라는 그의 지위와 맞물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변양균과 관계자들의 반응


뉴탐사는 변양균에게 직접 연락해 48억 원의 고문료 수령 사실을 확인하려 했다. 그러나 변양균은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대주주에게 물어보라면서 해명을 거부했다.


산업은행 담당자는 변양균의 고문료 논란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며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 설명은 없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연금재단 이사장은 "우리는 투자자로서 의견 개진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재단은 자베즈파트너스를 통해 이래CS에 300억 원을 투자했지만, 지금까지 받은 배당금은 5억 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래AMS 최칠선 대표이사는 변양균의 고문료에 대해 "근거 없는 소리"라며 부인했지만, 구체적인 해명은 하지 않았다.


의혹 해소를 위한 과제


이번 사건은 회생 기업의 관리 감독과 고문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이 주목받고 있다:


고액 고문료의 적정성 : 변양균 고문이 6년간 받은 48억 원의 고문료가 회생 기업의 상황에 비춰 적절한지 검토가 필요하다. 이는 직원들의 연봉과 비교해 볼 때 지나치게 과도한 금액으로 보인다.


고문의 역할과 책임 : 변양균 고문이 이래CS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그 책임은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그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은 의문을 제기한다.


이해상충 문제 : 대통령 경제고문이 회생 기업의 고문을 겸직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는 국가 경제 정책과 특정 기업의 이해관계 사이에서 이해상충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산업은행의 관리 감독과 투자자 보호 : 최대 채권자인 산업은행의 관리 감독 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 또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연금재단과 같은 투자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변양균 고문의 과도한 보수 문제뿐만 아니라, 산업은행의 관리 감독 부실과 법원의 회생 절차 운영 미흡까지 드러내며, 회생 기업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개선이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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