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대북 송금 의혹 핵심인물 안부수 "리호남 못봤다"...목격자들 잇단 증언

안부수 모호한 입장에도 25년 경력 대북 사업가 "리호남 필리핀에 없었다" 확실히 증언

2024-09-12 00:21:56

리호남은 없었다: 대북 송금 의혹의 실체 벗겨지다


뉴탐사와 협업중인 리포액트가 확보한 핵심 증언들은 검찰의 대북 송금 의혹 수사에 결정적 균열을 가져올 전망이다.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지도자회의'에 북한 측 인사 리호남이 참석했다는 검찰 주장과 달리, 현장을 직접 목격한 두 증인은 리호남이 행사장에 없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


▲북한과 주고받은 경기도 문건에 리호남은 없다​
▲북한과 주고받은 경기도 문건에 리호남은 없다​


안부수의 모순된 증언


대북 사업가 안부수는 당시 행사를 주최한 핵심 인물이다. 그는 재판이 끝난 후 최근 뉴탐사와의 인터뷰에서 "리호남을 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는 그의 이전 진술과는 다른 모습이다.


안부수는 "저는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국제대회를 해야 했고 만날 수 있는 그런 게 안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장님(리호남)은 왔을 겁니다"라고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안부수는 리호남이 왔다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초청장이 없으면 필리핀으로 넘어올 수가 없잖아요"라는 허재현 기자의 지적에 "그건 나중에 재판에서 제가 말씀드릴게요"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25년 경력 대북 사업가의 결정적 증언


더욱 결정적인 증언은 25년 경력의 또 다른 대북 사업가에게서 나왔다. 이 제보자는 당시 행사에 직접 참석했으며, 리호남을 만나기 위해 현장을 샅샅이 뒤졌다고 증언했다.


저는 리호남을 만나기 위해 필리핀에 갔습니다. 행사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찾아봤지만 없었어요. 심지어 연회장 뒤편 어두운 곳까지 확인했습니다.
25년 경력 대북 사업가

그는 북한 측 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기에, 리호남이 왔다면 반드시 알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명철 부실장에게 직접 물어봤어요. '혹시 리호남이 왔냐'고요. 그랬더니 '안 왔습니다'라고 하더군요."


현장에 없었던 리호남, 비행기에도 없었다


이 제보자의 증언은 단순히 리호남을 행사장에서 보지 못했다는 것을 넘어선다. 그는 북한 대표단과 함께 마닐라에서 베이징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동승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이종혁 위원장, 송명철 부실장 등과 같은 비행기를 탔어요. 나는 그 앞에 북한 대표단 옆에 있는 분하고 저는 약간 뒤에 떨어진 좌석에 앉았었는데, 그 사람들의 얼굴이 다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앉아있었거든요. 리호남은 거기에도 없었습니다.
25년 경력 대북 사업가

이 증언은 리호남이 마닐라에 왔다가 다른 경로로 돌아갔을 가능성마저 차단한다. 제보자는 "만약 리호남이 비행기에 탔다면 이종혁이나 송명철, 조정철, 박명철에게 비행기 안에서 인사를 했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모습을 전혀 목격하지 못했어요"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제보자는 베이징 도착 후에도 송명철 부실장을 다시 만났지만, 그때도 리호남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는 리호남이 마닐라 행사에 참석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강력한 증거로 보인다.


검찰 주장의 핵심 고리 무너지다


이 두 증언은 검찰의 주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검찰은 김성태의 진술을 근거로 리호남이 필리핀에서 70만 달러를 건네받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김성태 외에는 아무도 리호남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 이번 취재로 확인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행사 주최자인 안부수와 리호남을 만나기 위해 특별히 필리핀에 갔던 25년 경력의 대북 사업가 모두 리호남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리호남을 못 봤다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리호남을 찾았으나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더욱이 25년 경력의 대북 사업가는 KBS 북한사업팀 김만용 팀장과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김만용 팀장이 송명철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저에게 소개를 해달라고 했어요. 우리는 함께 북한 측 인사들을 만났지만, 리호남은 볼 수 없었습니다." 이는 제3자인 언론인도 리호남의 부재를 간접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증언이다.


또한 이 대북 사업가는 북한 대표단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돌아갔음에도 리호남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리호남이 비공식적으로 참석했을 가능성마저 배제하는 강력한 증거다.


이러한 증언들은 검찰이 제시한 '리호남 필리핀 방문' 주장의 신빙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검찰은 이제 김성태의 진술 외에 리호남의 필리핀 방문을 입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쌍방울 송금, 순수 사업 목적이었나


이는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순수한 사업 목적이었음을 시사한다. 제보자는 송명철 부실장으로부터 들은 구체적인 내용을 전했다.


송명철 부실장이 쌍방울에서는 쌍방울 직원들 여러 명을 동원해가지고 책 뭉치 속에다가 달러를 다 숨겨가지고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북남 사업 자금이라고 했습니다.
25년 경력 대북 사업가

제보자는 이어 "송명철 부실장이 '왜 너희는 그렇게 못하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쌍방울의 송금이 북한과의 사업을 위한 것이었으며, 이런 방식의 자금 이전이 다른 남한 기업들에게도 요구되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또한 제보자는 2019년 1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의 경험도 공개했다. "당시 북한에서 '쌍방울이 책 같은 데 껴서 돈 가지고 왔는데 너는 다른 기업 없냐'고 물어봤어요. 왜 돈을 갖고 오냐고 물으니 북한의 개발 사업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이러한 증언들은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이재명 대표의 방북 대가가 아닌, 순수한 사업 목적의 거래였을 가능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특히 제보자는 "이재명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북 송금과 이재명 대표를 연결하는 검찰의 주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증언으로 보인다.


만약에 이재명이 김성태 주장대로 이재명 경기도 도지사를 방북하기 위해서 방북 대가에 돈을 줬다고 하면 저한테 얘기를 했을 겁니다. 1월달에는 쌍방울이 북남 사업 참여했다는 얘기만 들었고 그때는 전혀 송명철이는 그런 얘기가 없었거든요.
25년 경력 대북 사업가


흔들리는 검찰 공소, 국회 청문회 주목


이번 취재 결과는 검찰의 공소 유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리호남의 필리핀 방문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대북 송금 의혹의 핵심 고리다. 그러나 현장을 직접 목격한 두 증인의 일관된 증언으로 이 고리가 끊어졌다.


한편 국회에서는 박상용 대북송금 담당 검사에 대한 탄핵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이번 취재 결과가 청문회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뉴탐사는 25년 경력 대북 사업가의 증언을 국회에 공익 제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의 용기 있는 증언이 대북 송금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데 기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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