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인근서 3개월간 260만원어치 음식 결제..."검찰 해명은 거짓"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입수한 쌍방울그룹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8일 수원지검 앞 한우전문점에서 41만원이 결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날은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회유성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한 바로 그날이다. 검찰은 그동안 이화영 전 부지사의 주장을 전면 부인해왔다.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오후 4시 20분경 21만 5천원, 2시간여 뒤인 오후 6시 56분에 8만 4천원이 같은 한우전문점에서 추가로 결제됐다. 두 차례에 걸쳐 30만원 가량의 음식이 주문된 것이다. 이는 수감자에게 외부 음식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쌍방울 임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은 이날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수원지검 인근에서만 91건, 총 259만 690원의 결제가 이뤄졌다. 특히 대부분의 결제가 수원지검 바로 앞 음식점들에 집중됐다. 쌍방울은 수원에 본사나 사업장이 없는데도 법인카드가 수원지검 주변에서 빈번하게 사용된 것이다.
날짜 | 시간 | 장소 | 금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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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10(수) | 12:32 | OOO갈비탕광교점(수원지검 5분 거리) | 41,000원 |
2023.5.10(수) | 12:50 | OO 스시(광교중앙로) | 10,000원 |
2023.6.9(금) | 12:35 | OO 쌈밥(광교중앙로) | 59,000원 |
2023.6.9(금) | 13:24 | OO 벌교집(광교중앙로) | 100,000원 |
2023.6.15(목) | 09:50 | OOOOO 커피(팔달구 팔달문로) | 11,800원 |
2023.6.15(목) | 12:33 | OOOO옛장터(팔달구 팔달문로) | 53,000원 |
2023.6.15(목) | 13:44 | GS25 광교센터점 | 19,700원 |
2023.6.15(목) | 13:45 | GS25 광교센터점 | 48,000원 |
2023.6.15(목) | 19:42 | OO집(수산물전문점, 영통구) | 398,000원 |
2023.6.18(일) | 16:17 | 한우전문점(수원지검 앞) | 84,000원 |
2023.6.18(일) | 16:20 | 한우전문점(수원지검 앞) | 135,000원 |
2023.6.18(일) | 18:56 | 한우전문점(수원지검 앞) | 84,000원 |
2023.6.18(일) | 19:58 | 음식점(수원지검 인근) | 48,000원 |
2023.6.18(일) | 22:43 | 음식점(수원지검 인근) | 55,000원 |
2023.7.14(금) | 12:55 | OO추어탕(광교중앙로) | 146,000원 |
2023.7.14(금) | 13:09 | OO벌교집(광교중앙로) | 107,000원 |
쌍방울 직원들은 거의 매일같이 수원지검에 출근하듯 와서 커피를 마시고, 검찰청 인근에서 음식을 결제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종일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수시로 음식을 공수한 정황이 카드 사용내역에서 확인됐다. 구속수감 중이던 김성태 전 회장에게 지속적으로 외부 음식이 제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날짜 | 시간 | 장소 | 금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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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10(수) | 09:27 | OOO와플커피(팔달구 팔달문로) | 8,000원 |
2023.5.17(수) | 10:12 | OOO와플커피(팔달구 팔달문로) | 11,500원 |
2023.5.19(금) | 09:26 | OOO와플커피(팔달구 팔달문로) | 3,500원 |
2023.5.23(화) | 10:40 | O다방(광교중앙로) | 8,800원 |
2023.5.24(수) | 09:52 | OOO와플커피(팔달구 팔달문로) | 8,000원 |
2023.5.25(목) | 10:03 | OO커피 수원월드메르디앙점(팔달구 중부대로) | 10,500원 |
2023.5.26(금) | 10:43 | 카페OO(수원법원 윈빌딩) | 18,200원 |
2023.6.2(금) | 09:19 | OOO커피 광교법원점(광교중앙로) | 2,000원 |
2023.6.9(금) | 10:59 | OO커피(영통구 법조로) | 6,000원 |
이로써 "쌍방울 법인카드에는 연어회나 사제음식 결제 내역이 없었다"는 검찰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5월 29일에는 수원지검 앞 연어전문점에서 4만 9천원이 결제됐고, 6월 15일에는 벌교집이란 횟집에서 39만 8천원이 결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의 주장과 달리 수감자에게 고가의 외부 음식이 지속적으로 제공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김성태, 이재명 관련 영상 찾으라 지시' 제보자 진술 확보
법인카드 사용내역은 제보자의 구체적 증언으로도 뒷받침됐다. 김성태 전 회장과 오랫동안 거래해온 외주업체 대표 ㄱ씨로부터 당시 상황을 전해들었다는 한 제보자는 "ㄱ씨가 지난해 수원지검에 다녀온 뒤 '검찰 조사실에서 김 전 회장이 탕수육과 소주 등을 먹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김 전 회장이 직원들에게 '이재명 만세'라고 외친 내부 영상을 찾으라고 지시했다는 내용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리포액트가 ㄱ씨를 직접 만나 확인한 결과, "참고인 조사차 검찰에 불려가 김성태 전 회장을 만난 것은 맞지만, 음식 먹는 것을 본 적은 없다"면서도 "'이재명 언급 영상을 찾으라'는 지시가 있었고, 검찰이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도 맞다"고 답했다. 다만 "사안이 너무 예민해서 더 자세한 언급은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최초 제보자는 "국회에서 부르면 증언감정법에 따라 진실대로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영 구치소 녹취 첫 공개..."설주완, 이재명 안 분다고 신경질"
이날 이화영 전 부지사의 수원구치소 면회 녹취도 처음 공개됐다. 녹취에서 이 전 부지사는 "설주완 변호사가 이재명을 안 분다고 나한테 신경질을 내고 화를 냈다"며 "다음엔 이런 식이면 (변호를) 안 하겠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설 변호사는 이후 돌연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 전 부지사는 "(현근택 변호사가) 소개해준 사람인데 골 때리는 놈"이라며 "검찰 조사에서 끝날 때 이재명을 안 분다고 나한테 막 신경질 내고 화내고, 그러고 나서 변호를 그만뒀다"고 밝혔다. 변호인이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조력하기는커녕 오히려 검찰의 의도대로 진술을 강요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다.
이에 대해 설 변호사는 "이화영 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본인이 판단하실 문제"라며 "변호인으로서 법적 조언은 드릴 수 있지만, 진술 내용까지 강요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과 이낙연 전 대표를 연결 짓는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에는 이낙연 대표를 알지도 못했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설 변호사의 해명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이 전 부지사의 자술서 작성 과정에서 변호인으로서 제대로 된 조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 의뢰인의 의사에 반하는 진술을 막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더구나 설 변호사는 올해 1월 이낙연계 신당인 '미래대연합'의 대변인으로 전격 합류했다. 사전 교감 없이는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다.
정천수, 한원섭과 '촛불행동' 고발 해명 미흡..."물어보고 싶지도 않았다"
한편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가 한원섭 기자의 촛불행동 고발 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섰으나, 석연치 않은 점들이 드러났다. 정 전 대표는 한원섭이 2020년 이낙연 지지자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하지만 한원섭의 행적을 보면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원섭은 2023년 열린공감TV 입사 이후에도 민주진보 진영을 지속적으로 공격했고, 심지어 뉴탐사 관련 내용을 조선일보에 제보하겠다는 문자까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촛불행동 김민웅 대표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정 전 대표는 이런 사실들에 대해 "물어보고 싶지도 않았다"며 책임 있는 해명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