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승 무패' 정천수의 속임수...다른 사람 소송까지 '강진구 패소' 둔갑

정천수의 '22승 무패' 실체...거짓으로 드러난 승전보

정천수가 자랑하는 '22승 무패' 전적이 허구임이 드러났다. 뉴탐사가 그가 직접 공개한 소송 목록을 분석한 결과, 표의 제목줄까지 포함해 실제 소송은 20건에 불과했다. 정천수가 공개한 표만 봐도 실상이 드러난다. 첫 번째 줄은 제목이고, 마지막은 21번째 소송이다. 정천수는 방송에서 이 20건의 소송 목록을 보여주며 "23건의 승소"라고 주장했다. 숫자 조작이 의도적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작된 '정천수 대 강진구' 구도

정천수는 모든 소송을 자신과 강진구의 대결 구도로 포장했지만, 실상은 완전히 달랐다. 정천수가 공개한 표에서는 모든 사건을 '강진구 패소, 정천수 승소'라고 표기했으나, 대부분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었다. 당시 회사(더탐사)는 최영민 경영부문 대표와 강진구 보도부문 대표의 각자 대표 체제였음에도, 정천수는 모든 소송을 마치 강진구 개인과의 대결인 것처럼 왜곡했다. 이는 JTBC를 상대로 한 소송을 모두 손석희와의 소송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는 왜곡이다. 게다가 20건 중 5건은 강진구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제기한 소송임에도 강진구의 패소로 둔갑시켰다는 점이다. 이런 논리라면 회사 관련 모든 소송, 심지어 정천수 측이 패배한 부당해고 사건까지도 정천수의 전적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하나의 소송을 쪼개 숫자 부풀리기

정천수의 승소 목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체가 더욱 선명해진다. 신주발행 관련 소송을 들여다보자. 하나의 사건을 가처분, 이의제기, 본안, 항소심으로 쪼개 4건의 승소로 부풀렸다. 여기서 파생된 의결권 소송과 총회결의 소송도 같은 방식으로 각각 3건씩으로 쪼개 계산했다. 결국 신주발행이라는 하나의 쟁점에서 비롯된 소송들을 무려 10건의 별개 승소로 둔갑시킨 셈이다.

패소는 감추고 승리는 부풀리고

특별대리인선임신청과 검사인선임은 승패 개념조차 없는 형식적 절차임에도 정천수는 이를 승소 전적에 포함했다. 주주총회소집허가 사건은 정천수의 '무패' 주장이 허구임을 명백히 보여준다. 정천수는 이 사건에서 남양주지원에 이어 서울고등법원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023년 3월 30일 결정문에서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며 신청인 정천수의 주주총회소집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천수가 주장하는 방식대로 계산하면 이 사건만으로도 2패가 기록되며, '무패' 신화는 허상임이 드러난다.

그러나 그는 이런 패소들은 모두 숨긴 채, 신주발행 1심 승소 이후 받아낸 임시총회소집 허가만을 승리로 포함시켰다.

청구포기도, 소송비용 감액 신청도 '승리'로 둔갑

정천수의 왜곡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표이사 해임무효 소송(남양주지원 2022가합50865)에서 그는 스스로 백기를 들었다. 패배를 인정하고 청구를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자신의 승소 목록에 올리면서 '회사에관한소송'이란 애매한 표현으로 위장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소송비용 감액 신청 사건(서울고등법원 2013라21013)까지 승리로 포장한 점이다. 이는 정천수가 패소해 물어야 할 소송비용을 깎아달라고 요청한 사건이었다. 자신의 패소로 발생한 비용 부담을 줄여달라고 구걸한 사건을 버젓이 승소 전적에 포함시킨 것이다.

숨겨진 유일한 실제 대결

정천수와 강진구가 실제 당사자로 맞붙은 유일한 소송은 이 목록에서 제외됐다. 주식양도 약속 관련 증권 소송이다. 1심에서 법원은 정천수의 주식 양도 약속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으나 계약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정천수가 승소했음에도 이를 목록에서 제외한 것은, 자신의 약속 불이행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전반전에서 한 골을 넣었다고 해서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닌데, 정천수는 후반전이 한창인 지금까지도 완승을 자랑하고 다닌다.

무너진 '대주주' 지위

더욱 심각한 것은 정천수가 주장하는 '51% 대주주' 지위의 근거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주식대금을 한 푼도 납입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자, 갑자기 주주명부 인장위조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는 결국 주금 미납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이어졌다.

22승 무패를 주장하는 정천수. 실상을 들여다보면 20건의 소송 목록으로 23승을 주장하고, 하나의 소송을 여러 건으로 쪼개 부풀리고, 패소와 청구포기까지 승리로 둔갑시켰다. 심지어 자신의 패소로 발생한 소송비용을 깎아달라고 구걸한 사건마저 승소 전적에 넣었다. 이제는 분명해졌다. 정천수의 '무패 신화'는 허구였다. 그것도 수많은 법원 기록이 증명하는 명백한 허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