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노무현 대통령 서거 15주기] 이명박이 노무현을 죽였다. 충격 실제 증언 공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년. 안원구 전 대구국세청장이 당시 정부의 노무현 대통령 표적수사와 관련된 실제 증언을 공개했다. '뉴탐사'는 안 전 청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가 쓴 '잃어버린 퍼즐' 등 책에 기록된 내용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MB, 노무현 잡기 직접 지시
2008년 일요일. 안 전 청장은 당시 국세청 조사국장이었던 한상률 청장의 호출로 출근했다. 한 청장은 평소와 달리 환한 얼굴로 안 전 청장에게 "노무현 대통령을 잡는 데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는 MB가 한 청장과 독대를 하며 내린 직접 지시였다.
MB는 당시 광우병 시위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반면 퇴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기는 높아지자 위기감을 느꼈다. 이에 국세청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표적수사를 지시한 것이다. 당시 MB는 한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지시를 내렸고, 한 청장은 안 전 청장에게 이를 전달했다.
한승희, 노무현 죽음에 일조
MB의 지시를 받은 한 청장은 국제조사과장이었던 한승희 씨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정보를 찾도록 했다. 한승희 씨는 베트남에 있는 태광실업 신발공장 계좌에서 단서를 찾아 한 청장에게 보고했다. 이는 나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등과 연결되어 의혹이 제기되는 빌미가 됐다.
한승희 씨가 문재인 정부 초대 국세청장에 내정되자 안원구 전 청장은 반대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일조한 인물이기에 청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반대 이유였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미 내정을 발표해 번복이 어렵다는 이유로 안 전 청장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표적 수사로 의혹 제기
국세청의 표적 수사는 본격화됐다. 통상 국세청장은 세무조사에 개입하지 않지만, 그때는 달랐다. 태광실업은 부산에 있어 부산청 관할이지만, 서울청에서 직접 나서 교차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음을 방증한다.
세무조사는 통상 탈세 여부를 가리는 데 초점이 맞춰지지만, 이번 조사는 달랐다. 과거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데 집중했다. 결국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 씨의 자금 일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인에게 흘러간 정황을 포착했고, 이는 즉시 검찰에 통보됐다.
"검찰·국세청·MB 한통속"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고급 시계 등으로 연결짓는 수사를 벌였다. 당시 언론은 한상률 청장이 MB와 통화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안 전 청장은 "당시 검찰과 국세청, MB가 한통속이 되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표적 수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수사로 엄청난 모욕을 당했고, 급기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안 전 청장은 "MB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단언했다.
애도의 공간 되레 부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봉하마을은 추모 열기로 뜨거웠다. 시민들은 그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MB에겐 엄청난 부담이었다.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정치적 반사이익을 누리지는 못했다.
노무현 정신 계승하지 못한 문재인 정부
안 전 청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변호를 맡은 문재인 대통령이었기에 한승희 씨를 청장에 앉혀서는 안 됐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던 문재인 정부가 정작 이런 인선을 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 마음 속 영원한 대통령"
인터뷰 말미 안 전 청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마음 속의 영원한 대통령"이라며 "이재명 대표는 제2의 노무현"이라고 평가했다. 노무현의 정신을 이어가는 후계자로서 이재명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