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가 남자친구에게 청담동 술자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왔다고 거짓말 했다는 동기는 크게 두가지였다. 하나는 남자친구의 폭언과 폭행이 두려워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과의 외도였다. 이 두가지 모두 조선일보를 통해 보도됐다. 특히, 남자친구 속이기 위한 동기 중 폭언과 폭행은 경찰 조사 결과 허위로 드러났다.
경기용인동부경찰서는 첼리스트 박OO씨의 전 남자친구 이모씨에 대한 4가지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모두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박씨가 지난 2022년 11월 이씨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협박, 모욕,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고소했으나, 경찰은 지난해 8월 29일 관련 혐의를 모두 '혐의없음'으로 결정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에 따르면, 첼리스트 박씨가 문제 삼고 있는 이씨 문자는 2022년 8월 15일부터 11월 9일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된다. 박씨의 고소 내용에 따르면 이씨는 해당 기간 동안 박씨에게 음란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234회 보냈고, 전화 80회 이상을 했다. 또 "XX랑 떡쳐서 그런거야", "짐 언제 뺄거야 좋게 말할 때 빨리 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이씨의 문자는 2022년 7월 19일 청담동 술자리 이후에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특히 해당 문자가 발송된 시점은 술자리 두 달 뒤인 9월 20일이었다. 반면 경찰 조사 결과 술자리 이전에 이씨가 박씨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일삼았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2022년 11월 23일 첼리스트 박씨의 서초경찰서 조사 결과 다음날 조선일보는 "남자친구 속이려 거짓말"했다는 보도와 함께 "폭언 남친 의심 피하려 거짓말했다"는 기사를 추가로 내보냈다.
또 다른 쟁점은 조선일보 보도 내용과 경찰 수사 결과의 간극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2022년 11월 24일자 기사에서 박씨 측 변호사의 일방적 주장을 인용해 "B씨(이씨)가 A씨(박씨)를 집에서 쫓아낸 뒤, A씨가 B씨 집에 보관하던 시가 3억원 상당의 첼로를 반환하지 않고 있다"며 "B씨는 오히려 첼로를 가져가려면 '보관료'와 그간의 데이트 비용 명목으로 1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씨는 오히려 "피해자(박씨)에게 카드값, 변호사비, 전 남편 위자료 대납 비용 등 2,500만원의 채권이 있다."고 말한 뒤 "돈도 필요 없으니 짐을 가져가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돼 첼로 반환과 무관한 주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선일보가 보도한 '첼로 반환 대가로 금전 요구' 내용이 실제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드러났다.
더욱이 첼리스트 박씨가 지난 2022년 8월부터 11월 사이 이씨에게 문자메시지 101회를 보냈고, 11월 6일 새벽 통화에서 "존나 귀여워 존나 귀여워 사랑스러워 너 정말"이라는 애정 표현을 쏟아낸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이는 박씨가 주장해온 일방적 '피해자' 프레임에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경찰은 오히려 첼리스트가 제보자에게 전화와 문자를 건 기록이 다수 확인된 점을 들어 불송치했다.
경찰 수사로 드러난 사실관계를 종합해보면 그동안 조선일보 등이 '청담동 술자리 당시 남자친구의 폭언과 폭행이 두려워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첼리스트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오히려 청담동 술자리 이후 불거진 의혹을 덮기 위해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과 유튜버들이 이씨에게 '폭력적인 남자친구'라는 악의적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고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