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녹취 파일 관련 김영철 검사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
2024-05-14
김영철 검사에게,
장시호 씨가 지난 2023년 11월 보낸 사과 메시지 공개만으로는 제기된 의혹들이 해소되기 어렵습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언론에서 녹취록 관련 취재가 들어간 날입니다. 오히려 궁금증만 더 커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말을 바꾸거나 얼버무리지 말고,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명쾌하게 해명해 주기 바랍니다.
지난 5월 8일 입장문에서 "저는 장시호를 외부에서 만난 사실이 전혀 없고, 사건과 무관한 이유로 연락한 적도 전혀 없으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그 어떤 행동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2020년 8월 19일, 장시호 씨가 9일 뒤 단행될 검사 인사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 주십시오. 검사 인사는 분명 수사 사건과 무관한 정보입니다. 장 씨가 이를 알고 있었다는 건 김 검사로부터 전해들었을 개연성이 큽니다.
같은 날 밤 장시호 씨가 머물던 강남 논현동 에어비엔비에 김 검사가 들어가는 모습을 본 목격자가 있고, 장시호 대신 방을 예약해준 사람도 있습니다. 늦은 밤 피의자와 만난 사실은 "외부에서 만난 일이 전혀 없다"는 김 검사의 해명과 배치됩니다. 이에 대해서도 소상한 해명이 필요합니다.
또한 언론 인터뷰에서 장시호 씨가 김 검사를 '오빠'라 불렀고 법률 자문까지 받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는 당초 입장과 모순되는 대목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소명 말씀 부탁드립니다.
2020년 10월 25일, 이재용 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제보한 대가로 장시호 씨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로 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입니다. 결과적으로 장 씨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고, 이재용 회장 사건은 1년 가까이 지연되다 2021년 8월 가석방 후 가벼운 벌금형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는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에 대한 분명한 해명도 필요해 보입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은 언론에 적극 알리면서 정작 취재 요청은 외면하고 있다는 점도 의아합니다. 뉴탐사 강진구 기자의 반론 요청 문자는 일주일 넘게 읽지 않고 있는데, 한 시민이 보낸 반려동물 입양 안내 문자는 바로 확인했다면서요. 이는 반론 기회를 회피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언론 상대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도 문제 해결의 근본 방안은 아닙니다. 법적 대응으로 입막음할 게 아니라 제기된 의혹에 당당히 소명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 먼저라고 봅니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검찰 전체의 신뢰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조직의 위신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해명에 나서기 바랍니다.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해 줄 것으로 믿습니다. 국민의 알권리와 검찰의 신뢰를 위해 김영철 검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2024년 5월 14일
시민언론 뉴탐사
강진구, 박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