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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영 35억 중 13억은 '외상'... 돈 받을 사람이 선거판세 해설
선거 기간 뉴스공장 여론조사 코너 46회 전부 출연
㈜박시영 7명 거래 35억3618만원 중 미지급 12억8399만원
방송 자막 직함은 '박시영TV 대표', 계약 사실은 언급 없어
박시영 "하청업체에 다 넘긴다"…장부에는 하청 내역이 없어
선거 컨설팅 업체 ㈜박시영의 대표 박시영씨는 6·3 지방선거 기간 내내 방송에서 판세를 해설했다.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의 여론조사 코너다. 1월부터 선거일까지 열린 46회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그 기간 이 회사는 선거에 나온 후보들과 35억3618만원짜리 거래를 하고 있었다.
거래액 가운데 12억8399만원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주지 않은 돈이었다. 장부에 '미지급'이라고 적혀 있다. 거래액의 36%다. 투표가 끝나는 날까지 실제로 건너간 돈은 절반이 안 됐다. 뉴탐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선거비용 회계보고서 원문을 대조해 확인했다.
방송 화면 자막에 뜬 직함은 '박시영TV 대표'였다. 회사가 후보들과 계약했다는 사실은 46회 내내 나오지 않았다. 시청자는 해설자의 거래 관계를 모른 채 그 해설을 들었다.
중도금 다음날 후보가 뉴스공장 출연
박 대표는 여론조사 코너 46회에 빠짐없이 나왔다. 함께 나오던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빠진 날이 있었다. 뉴스공장이 방송된 날 전체를 놓고 세면 흐름이 더 뚜렷하다. 박 대표가 나온 날의 비율은 1월 27%, 2월 35%였다. 3월과 4월은 41%, 5월에는 71%까지 올라갔다.
등장 시각도 앞당겨졌다. 1월에는 방송 시작 두 시간쯤 뒤에 나왔다. 2월은 133분, 3월은 101분이었다. 4월에는 55분으로 당겨졌다. 시청자가 가장 많이 보는 앞 시간대다.
신용한 충북지사 후보 캠프 보고서 9쪽에는 5월 7일자 3000만원 지출이 있다. 과목은 선거공보 인쇄비다. 그런데 설명란에는 '박시영 TV 컨설팅 등 비용 중도금 지급'이라고 적혀 있다. 신 후보는 다음날인 5월 8일 뉴스공장에 나왔다. 김어준씨는 로고송을 불러 달라고 했고 후원금이 얼마나 모였는지 물었다. 신 후보 순서가 끝난 뒤 박 대표가 여론조사 분석을 들고 나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의 첫 거래일은 5월 20일이다. 그날 하루에 8억원이 나갔다. 선거 닷새 전인 5월 29일 추 후보가 전화로 연결됐고 김어준씨는 후원 계좌번호를 두 차례 안내했다. 이어 박 대표는 추 후보가 전국 득표율 1위를 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실제 득표는 55%로 민주당 광역단체장 가운데 4위였다.
미국에서도 같은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다. 2008년 뉴욕타임스는 미국 국방부가 퇴역 장성 75명 이상을 방송 분석가로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분석가 상당수가 군수업체와 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그 사실이 시청자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방송사들은 소속 기자에게 적용하는 재정 공시 규정을 이들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 외부 컨설턴트라는 이유였다.
추미애 LED 7억은 외상(미지급)
선거비용 장부에는 돈을 어떻게 줬는지 적게 돼 있다. 계좌로 보냈으면 계좌입금이라고 쓴다. 아직 안 줬으면 미지급이라고 쓴다.
미지급이 가장 큰 곳은 추 지사 캠프다. 회계보고서 6쪽에 LED 전광판 임차비 7억원이 올라 있다. 1톤 차량 47.7대에 화면을 달아 쓴 값이다. 지급 방법은 미지급으로 적혀 있다. 한 대당 1467만원, 선거운동 13일로 나누면 하루 113만원꼴이다.
신용한 지사 캠프는 비율이 가장 높다. 거래액 6억7694만원 가운데 39%인 2억6260만원이 미지급이다. 연설대담 차량과 기사, 확성장치, 발전기가 여기 들어간다. LED 전광판 1억2480만원과 차량 래핑, 무대연단, 공보물 운송비도 남았다. 아홉 줄이 한꺼번에 미지급으로 적혔다.
이병도 충남교육감 캠프는 2억9000만원이 남았다. 차량 잔금 2억4500만원과 공보물 잔금 4500만원이다. 최원용 평택시장 캠프에도 3139만원이 있다. 민경선 고양시장 캠프 보고서 18쪽에도 '잔금 미지급'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그러나 지급 방법은 계좌입금이다. 계정 잔액도 양수여서 집계에서 뺐다.
미지급 자체는 이 회사에만 몰린 현상이 아니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추 지사와 맞붙은 양향자 후보 캠프는 미지급이 16억9712만원이다. 추 지사 캠프 전체 미지급 10억8896만원보다 많다. 메시지웍스에 9억6656만원, ㈜와풀에 7억1010만원이 걸려 있다. 부산 박형준 시장 캠프는 4억6837만원, 제주 문성유 지사는 1억6116만원이다.
안 준 돈도 후보가 쓴 돈으로 계산
미지급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왜 중요한지는 보전 제도를 봐야 드러난다. 선거비용은 득표율이 기준을 넘으면 나랏돈으로 돌려준다. 15% 이상이면 전액, 10% 이상 15% 미만이면 절반이다. 10%를 넘지 못하면 없다.
중앙선관위는 후보들에게 선거비용보전안내서를 나눠준다. 14쪽에는 대금을 아직 주지 않은 경우의 처리가 적혀 있다. 계약서와 견적서, 업체가 보낸 청구서를 붙여 청구하라는 내용이다. 22쪽 계산식에는 후보가 쓴 선거비용에 확정된 미지급채무를 포함한다고 돼 있다. 아직 주지 않은 돈도 후보가 쓴 돈으로 계산한다는 뜻이다.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도 설명을 내놨다. 지난 18일 이투데이 보도에 실렸다. 미지급 금액은 보전 청구 비용을 받은 뒤 업체에 지급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미지급으로 남아 있는 것 자체가 규정 위반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안내서 43쪽에는 돌려주지 않는 비용이 따로 적혀 있다. 실제로 쓰지 않은 비용이 하나다. 통상 거래가격보다 정당한 사유 없이 훨씬 비싼 경우 그 초과분도 들어간다. 29쪽에는 뒷단속 절차가 있다. 돌려준 뒤 사유가 발견되면 반환을 명령한다. 30일 안에 반환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징수를 맡긴다.
지방선거 보전금은 국고에서 나가지 않는다. 해당 지방자치단체 예산이다. 추 지사 몫은 경기도, 신 지사 몫은 충청북도, 이 교육감 몫은 충청남도 예산이다. 지급 기한은 7월 31일이었다.
박시영 "받은 돈 하청에 다 넘긴다"
박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 사안을 직접 설명했다. 먼저 업체 선정 기준을 밝혔다. "첫 번째 실력이고 두 번째는 신뢰"라고 했다. 캠프 내부 이야기가 다른 후보에게 새면 안 된다고도 했다. 보안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핵심 설명은 돈의 흐름이었다. 받은 돈을 회사가 다 갖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하청업체들이 다 있죠. 하청업체에 일을 다 줍니다"라고 했다. 유세차량은 유세차량 전문업체가, 현수막은 현수막 제작업체가 따로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관리에 드는 비용만 빼고 나머지를 하청업체에 넘긴다고 했다.
보전 심사가 허술하지 않다는 반박도 내놨다. 선관위가 무조건 돈을 돌려주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꼼꼼히 다 따져요. 스펙이 다 있습니다"라고 했다. LED 화면이 3밀리미터짜리인지 4밀리미터짜리인지, 앰프는 무엇을 썼는지까지 본다는 것이다. 항목마다 돌려주는 단가가 정해져 있다. 거기에 맞춰 지급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다른 업체 사례도 들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한 업체에 34억8000만원을 썼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8억3000만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23억원이라고 했다. 이런 사실을 함께 다뤘다면 ㈜박시영만 큰돈을 받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수치들은 박 대표 주장이다. 뉴탐사가 원문을 확인한 숫자는 아니다.
설명대로라면 35억원 가운데 상당액은 하청업체로 흘러갔을 것이다. 그런데 그 흐름은 장부에 남지 않는다. 선거비용 회계보고서에는 캠프가 누구에게 얼마를 줬는지만 적는다. 그 업체가 다시 어느 하청업체에 얼마를 줬는지는 적지 않는다. ㈜박시영이 실제로 얼마를 갖고 얼마를 넘겼는지 유권자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도 지출 한 건마다 받는 사람과 날짜, 목적, 금액을 적게 한다. 그런데 1983년 유권해석으로 하청 단계는 적지 않아도 되게 했다. 정치자금 감시단체 크루가 2020년 선거를 집계했다. 570개가 넘는 캠프가 지출 절반 이상을 한 업체에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47.7대 7억, 심사 내역은 공개된 적 없다
박 대표 설명을 듣고 나면 확인할 대목이 오히려 분명해진다. 선관위가 스펙을 따져 단가를 매긴다고 했다. 그렇다면 LED 전광판 47.7대 7억원이 그 심사를 통과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경기·충북·충남 선관위가 이 미지급 대금을 청구액에 넣었는지, 전액 인정했는지가 첫째 질문이다.
둘째는 12억8399만원을 실제로 받았는지다. 받았다면 언제 어느 돈으로 받았는지, 하청업체에는 언제 넘어갔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셋째는 각 캠프가 그 대금을 무슨 돈으로 치렀는지다.
뉴탐사는 박 대표에게 전화와 문자로 질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신용한 지사는 문자로 답했다. "선거 전문 컨설팅을 해온 업체여서 실수 없이 도와달라고 맡겼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박시영 대표의 유튜브 영향력만을 믿을 이유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추미애 지사는 지난 18일 입장문에서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경기도 홍은광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냈다. 경기지사 선거는 유권자가 1200만명이고 선거연락사무소만 64개인 최대 규모라고 했다. 제기된 금액은 컨설팅만이 아니라는 설명도 붙였다. 유세차와 현수막, 벽보, 선거운동 용품, 여론조사가 포함된 실집행액이라는 것이다. 집행 과정에서 선관위로부터 어떤 문제도 지적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뉴탐사가 판독을 마친 선거비용 장부는 7426명분 9만4583쪽이다. 아직 열지 못한 회계보고서가 564개 남아 있다. 데이터 페이지 newtamsa.org/p/election-spending 에서 후보 이름과 업체 이름으로 검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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