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정천수 거짓말 검증] 정천수 '노무현 독대' 진술 4년간 오락가락
교민 앞에선 '18번 독대', 경찰 앞에선 '독대 아니다'
교민 설명회 "18번 독대"…측근 문건엔 "독대도 했다"
경찰 진술 "독대한 것은 아니고"…독대 보도 기자는 명예훼손 고소
9월 23일 방송선 "독대한 명백한 실제 팩트" 증거 제출 주장
정천수 열린공감TV 운영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독대했을까. 그의 답은 4년 동안 다섯 번 달라졌다. 교민들 앞에서는 18번 독대했다고 했다. 경찰 앞에서는 독대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 발언을 보도한 기자는 허위 보도라며 고소했다. 그리고 9월 23일 유튜브 방송에서는 독대의 증거를 냈다고 말했다.
미국 교민 앞에서는 "노무현 18번 독대"
첫 번째 말은 2022년 5월 28일 미국 시애틀에서 나왔다. 정천수는 '시민포털' 사업 설명회에서 "노무현 대통령님과 18번 독대를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가까운 인연을 내세운 말이었다.
노 전 대통령에게 담배를 가장 많이 빌려준 사람이 자신이라고도 했다. 설명회는 교민들에게 후원을 모으는 자리였다. 한 교민은 한꺼번에 5만 달러를 내놓았다. 이 설명회 영상은 그해 8월 9일 열린공감TV 유튜브 채널에 올라갔다. 더탐사는 닷새 뒤인 8월 14일 방송과 기사로 이 발언을 다뤘다.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관계자들의 기억은 달랐다. 한 관계자는 "18번 독대했다는 게 황당한 소리다"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독대는 없었다. 비서관이 늘 노무현 대통령 곁에 있었다"고 말했다. 뉴탐사는 2024년 9월 '정천수의 30가지 거짓말' 기사에서 이 발언을 5번 항목으로 올렸다.
측근 문건에선 숫자 '18번'이 사라졌다
두 번째 말은 언론에 배포된 문건이다. 정천수가 해임된 직후 언론에 배포된 '열린공감TV 과거. 현재. 그리고'다. 작성자는 현재 열린공감TV 대표이사인 김재민이다. 문건에는 "노 전 대통령과 몇차례 인연이 있었으며 독대도 했다"고 적혀 있다. 18번은 사라지고 "몇차례 인연"이 됐다. 독대는 아직 남아 있었다.
문건은 인연의 배경으로 사업을 들었다. 2005년부터 정천수의 회사가 노무현 정부의 지방균형발전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뒤 정천수가 술과 담배를 끊었다는 대목도 있다.
경찰 앞에서는 "독대한 것은 아니고"
세 번째 말인 경찰 진술에서는 독대마저 사라졌다. 서울중앙지법이 이달 9일 선고한 명예훼손 사건 판결문에 그 진술이 옮겨 적혀 있다. 한 시민 A씨가 단체 대화방에 "노통을 18번 독대했다 거짓으로 등장한" 정천수라고 쓴 사건이다. 정천수는 경찰에서 18개 혁신도시 관련 팀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차례 노무현을 만난 적이 있으나 독대한 것은 아니고"라고 진술했다. 18번 발언에 대해서는 "방송에서 18번 만났다고 말하였는지는 오래되어 모르겠다"고 했다.
법원은 A씨의 글을 허위로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근거는 독대가 아니었다는 정천수의 진술이었다. 18번 독대 발언을 "입증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도 근거로 들었다. 시애틀 설명회 영상은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정천수 자신의 채널에 올라간 영상이었다.
'노무현 18번 독대' 보도한 기자는 고소
네 번째 말은 한 걸음 더 나갔다. 독대를 했느냐가 아니라, 독대를 말한 적이 없다고 아예 부인했다. 뉴탐사는 2025년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그의 독대 발언을 보도했다. 정천수는 박대용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자신이 대통령과 "독대를 하고 모금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는 보도가 허위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말은 그의 채널에 올라간 영상에 그대로 있었다. 수사를 맡은 경찰관도 이 대목을 짚었다. 담당 경찰관은 조사 과정에서 의문을 나타냈다. 영상에서는 노무현 독대를 말해 놓고, 고소장에서는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하니 이해가 어렵다는 취지였다. 경기일산동부경찰서는 2025년 10월 26일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정천수, 5년간 노무현 독대 여부 오락가락
다섯 번째 말은 처음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23일 방송에서 그는 "독대한 명백한 실제 팩트를 제가 증거로 제출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해당 구간 직접 들어보기) 경찰 앞에서 "독대한 것은 아니고"라고 한 그 독대다. 고소장에서 말한 적도 없다던 그 독대다. 무엇을 어디에 제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혁신도시 사업을 진행한 증거를 냈다는 말은 했다. 그러나 정부 사업에 참여한 기록이 대통령 독대의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이날 그는 "100% 사법적 팩트"만 보여주겠다며 불송치 결정서 사건번호까지 읽었다. 독대 대목에서는 화면에 근거가 될 만한 문서가 없었다.
그는 나이로도 반박했다. "제가 65년생이거든요"라며 노무현 정부 때 자신이 몇 살이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가 그때 10대였다고 쓴 기사는 없었다. 이날 그는 박대용 기자를 무고죄로 고소했다고도 주장했다. 박대용 기자는 그런 고소를 통보받은 적이 없다.
교민 앞의 "18번 독대"는 측근 문건에서 "독대도 했다"로 줄었다. 경찰 앞에서는 "독대한 것은 아니고"가 됐다. 고소장에서는 독대를 말한 적조차 없는 일이 됐다. 그리고 4년 뒤 방송에서 다시 "독대한 명백한 실제 팩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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