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재판 취재기] 이재명 테러 사건의 미스터리: 풀리지 않는 의문들

2024-07-19 17:23:31

대통령 후보 암살미수 사건 발생


최근 미국과 한국에서 대통령 유력 후보를 대상으로 한 충격적인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두 사건 모두 각 나라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 중 암살 시도의 표적이 됐다. 범인은 유세장 인근 건물 옥상에서 소총으로 트럼프를 향해 발포했다. 총알은 트럼프의 오른쪽 귀 윗부분을 스쳐 지나갔는데, 조금만 각도가 달랐다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범인은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미국 사회는 비밀경호국(SS)의 경호 실패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현장방문 중 흉기 테러를 당했다. 테러범은 이 전 대표의 지지자로 위장해 1m 거리까지 접근한 후 목 부위를 공격했다. 이 대표는 내경정맥 9mm 손상으로 8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두 사건 모두 대통령 후보의 생명을 위협한 중대한 테러였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경우, 공격의 강도를 고려하면 생존 자체가 기적적이라는 평가다.

사건 직후 한국 국민들은 충격과 분노를 표했고, 응급 대처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과 정치권은 '헬기 이송 특혜' 논란에 치중하며, 정작 테러 사건의 본질과 사후 대처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


뉴탐사는 사건 발생 직후 부산 현장을 찾아 테러범 김진성씨의 동선을 추적했으며, 최근 선고 공판까지 6개월 이상 심층 취재를 진행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 41명의 경찰이 배치됐음에도 테러를 막지 못한 점,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의문점 등에 대해 시민들의 진상규명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의문 1. 혼자 계획한 범죄? 의문 남는 판결


이달 5일, 테러범 김진성(67)씨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용균)는 판결문에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람의 생명은 가장 존엄한 가치다. 피해자의 생명권 박탈뿐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범행을 저질러 국민의 선거 자유도 방해했다. 민주주의 파괴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판결은 여러 의문점을 남겼다. 공범으로 지목된 김아무개씨가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결과적으로 테러범 김씨 혼자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결론 났기 때문이다. 공범 김씨는 평소 테러범과 친분이 있는 사람으로, 범행 이후 테러범 김씨의 '남기는 말' 편지를 유튜버와 가족 등에게 보내준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풀려났다.


이러한 판결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 대통령 후보로 두 번이나 출마하고 제1야당의 대표를 살해하려 한 중대한 테러 사건을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실행했다고 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뉴탐사는 이재명 테러 사건의 공범 가능성과 관련하여 여러 차례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이는 단독범 결론에 대한 의문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이재명 테러범 공범 의심 10가지 이유)


의문 2. 칼을 사준 사람의 미스터리


공범 김씨는 집행유예 선고 후 취재진의 질문을 피해 급히 자리를 떴다. 뉴탐사 기자는 그를 부산역까지 쫓아가 어렵게 질문할 기회를 얻었다.

"테러범 김씨에게 칼을 사준 사람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에 공범 김씨는 놀라운 대답을 했다. "그 사람(테러범) 친누나의 친구가 사준 거야." 이는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정보였다.


공범 김씨는 "테러범 김씨가 인터넷으로 구매를 잘 못해서 사주기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설명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칼을 사준 사람은 테러범 김씨보다 7~8살 많은 70대 노인으로, 오히려 김진성보다 인터넷 구매에 더 서툴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할 점은 이 중요한 범행 도구인 칼의 출처가 수사 과정이나 재판에서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사의 철저함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중대한 누락이다.


마지막으로 이 전 대표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공범 김씨는 "내가 잘못한 게 뭐 있어, 나는 그냥 편지만 붙여준 사람인데..."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이 발언은 그의 범행 가담 정도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의문 3. 택시기사의 증언에도 블랙박스 확보 못해


테러범을 태운 택시기사의 증언이 사건의 새로운 의문점을 제기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한 결과, 김진성은 택시에 탑승하자마자 휴대폰 문자를 보여주며 '산14-1번지'로 가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범행 장소인 '대항 전망대'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김진성이 '대항 전망대'라는 일반적인 지명 대신 '산14-1번지'라는 정확한 지번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범행에 대한 치밀한 사전 준비를 시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한 증언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택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수사의 중대한 허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다.


뉴탐사는 이러한 수사의 미비점을 여러 차례 지적했으나, 재판 과정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있어 중요한 증거가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러한 상황은 수사 과정의 투명성과 철저함에 의문을 불러일으키며,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의문 4. 법정 증거 비실명처리


법원에 제출되는 증거자료는 통상 원본 그대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서울, 천안 등 전국 각지에서 기자들이 몰려올 정도로 주목받는 정치 테러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증거 자료들이 원본이 아닌 가공된 형태로 제시됐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테러범 김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은 사람들의 이름이 비실명 처리되어 재판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재판 절차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더불어 테러범 김씨와 공범 김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서도 특이점이 발견됐다. 대화 중 언급된 영상 링크 등이 의도적으로 편집되어, 어떤 영상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눴는지 알 수 없게 처리되었다. 이로 인해 법정에서 취재하던 기자들은 테러범과 공범이 어떤 내용의 영상을 공유하며 대화를 나눴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이처럼 증거들이 원본이 아닌 가공된 형태로 사용된 점은 이 사건의 재판 과정이 언론에 지나치게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중요한 정치 테러 사건의 투명한 진행과 국민의 알 권리 측면에서 우려를 낳는 부분이다.


의문 5. 범행 준비 시기와 위장이혼


테러범은 "가족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이혼을 했습니다"라고 진술했다. 테러범은 2022년 11월에 이혼했다. 그렇다면 최소한 이혼시기 이전부터 범행계획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수사기관과 재판부에서는 범행을 준비한 기간을 알려진 것과 같이 9개월이라고 이야기 했다. 테러범 김씨의 이혼시기를 본다면 적어도 14개월 이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봐야한다.


테러범과 검찰 모두 항소


테러범 김씨와 검찰 양측 모두 항소했다. 앞으로 진행될 항소심에서 여러 의문점들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테러범이 남긴 "가성비 좋은 맞교환"이라는 문구의 숨겨진 의미가 밝혀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문구는 테러범이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무언가를 얻거나 교환하려 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앞으로 진행되는 항소심에서 여러 의문점을 해소시켜줄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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