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총선 앞두고 '청담동 술자리' 진실 은폐 국민의힘 보도자료 베껴 쓴 7개 언론사 기사 수정

국힘 전주혜 의원 공천 앞두고 물타기용 보도자료 배포

2024-04-23 14:50:06

국민의힘이 4.10 총선을 앞두고 배포한 '청담동 술자리' 관련 보도자료를 다수의 언론사들이 아무런 사실 확인 없이 기사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뉴데일리, 아시아투데이, 글로벌경제신문, SBS, KBS 등 8개 매체가 해당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매체는 기사 작성 전에 배포된 보도자료의 내용에 대해 뉴탐사 측에 확인을 요청하지 않은 채 기사를 내보냈다. 이는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검증 없이 수용하는 한국 언론의 관행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첼리스트 새 녹취파일을 '재탕'이라고 오보


뉴탐사는 이들 언론사들에 대해 언론중재위 정정보도 신청을 하면서, 지난 3월 4일 뉴탐사가 공개한 녹취파일은 2023년 4월 4일에 녹취된 파일로서 기존에 공개된 파일(2022년 7월 20일 녹취)과 다른 새로운 녹취록임에도 '재탕'이라고 보도했다며 사실 관계 오류를 지적했다.(첼리스트 일자별 심경변화 타임라인)


오보 인정한 7개 매체 기사 수정 합의


뉴탐사가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 신청을 하자 글로벌경제신문을 제외한 7개 매체가 기사의 오류를 인정하고 수정에 합의했다. 다만 정정보도문 게재 대신 기사 수정으로 합의가 마무리 됐다. 언론사들이 정정보도문을 게재할 경우, 오보 사실이 기록에 남게 되기 때문에 정정보도문 게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뉴탐사는 총선 전에 기사를 바로잡는 것이 더 시급해 기사 수정에 합의했다. 글로벌경제신문의 경우, 언론중재위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오보 책임 회피 위해 국힘 보도자료 제출


그러나 KBS는 자사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언론중재위에 국민의힘 보도자료를 그대로 제출하며 오보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떠넘기려 했다. 이는 언론사가 정당의 일방적 주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무분별하게 기사화한 것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KBS가 언론중재위에 제출한 국민의힘 3월 5일자 보도자료
KBS가 언론중재위에 제출한 국민의힘 3월 5일자 보도자료

국힘 보도자료 내용 오류 다수


KBS가 언론중재위에 제출한 국민의힘 보도자료를 보면, 국민의힘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있지만, 오히려 경찰 수사에서 참석자 확인 오류, CCTV 미확인, 윤석열, 한동훈 등에 대해서는 아예 조사를 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조사를 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정체불명 녹취록 재탕'도 청담동 술자리 목격자의 새로운 증언이 담긴 녹취록이었으며, 민주당을 '숙주'로 지목한 것 역시 근거 없는 의혹 제기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보도자료에서 예고했던 관련자 고발도 엄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선 중이던 전주혜 의원 '충성심 발휘' 의혹도


이번 보도자료를 작성한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 위원장 전주혜 의원은 보도자료 배포 당시 서울 강동갑에서 경선 중이었다. 공천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국힘 비대위원장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주혜 의원은 이번 4.10 총선에서 민주당 진선미 의원에게 밀려 낙선했다.


이번 사태는 선거를 앞두고 정당이 배포한 일방적 주장이 담긴 보도자료를 언론사들이 무분별하게 베껴 쓰는 관행의 문제점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언론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보도자료에 대한 검증과 사실 확인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2024년 4월 30일 글로벌경제신문은 언론중재위 출석해 기사 수정하기로 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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